대한투자신탁이 17일 오전장에 2천억원 가량의 주식을 한꺼번에 매도했다.

대한투신은 대우사태 이후 대형 3투신중에 가장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수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대량 매도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투신은 이날 오전 반기실적 발표를 배경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을 때 반도체 증권주 화학주 등 블루칩을 중심으로
신탁재산 1천5백억원, 고유재산 5백억원 등 모두 2천억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했다.

전장후반 주가가 갑자기 큰 폭으로 밀린 것도 대한투신의 대규모 매도
때문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날 주식매도는 각 펀드매니저들이 주문을 낸 것이 아니라 경영진에서
전격 결정한 뒤 매매팀에서 일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투신의 한 관계자는 "환매사태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블루칩을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
블루칩의 비중을 줄이고 옐로칩 등 저가대형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환매사태로 인한 투신권 문제와 대우사태의 해결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 등으로 대한투신의 장세관이 비관론으로 기운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