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공학 분야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국제학술대회인 "아태
화학공학연맹(APCChE) 99"가 17일 서울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개막됐다.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엔 제임스 웨이 미국 프린스턴 공대학장,
베르너 부르게르트 독일 바스프 동남아 담당 회장,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대
펠 부총장, 일 나고야대 하사타니 교수 등 14개국 1천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14개국을 대표하는 화학공학 관련 학회들의 국제학술대회
인 이번 서울대회엔 5백여편의 학술논문이 발표되고 40여회의 특별강연이
계획돼 있다.

21세기 화학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전망 등에 대해 모색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학술 프로그램외에 화학산업 발전 심포지엄과 화학공학 교육.연구 포럼,
22개사가 참가하는 전시회도 열린다.

첫날 본회의에서 LG석유화학 성재갑 회장은 "뉴밀레니엄 시대의 화학산업"
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했다.

=======================================================================

화학은 한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기초산업이라 할 만하다.

13시간만에 서울에서 뉴욕으로 날아갈수 있고 올림픽을 세계 어느곳이라도
안방에 앉아 TV로 시청할수 있으며 사람의 평균 수명이 70세로 늘어난 것은
모두 화학산업의 발전 덕분이었다.

특수 플라스틱이나 도료없이는 비행기를 만들수 없었으며 수많은 전자부품
제조에 필요한 화학물질의 개발이 없었다면 TV도 생각할수 없다.

또 질병을 고치는 수많은 의약품도 일종의 화학산업 부산물이었다.

화학산업의 중요성은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춘이 선정하는 글로벌 5백대
기업을 살펴보면 잘 나타난다.

지난해 5백대 기업 가운데 화학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제조업 전체 매출의
25%를, 종업원수에서 15%를 차지했다.

순이익 비중은 34%로 타 산업과 비교해 월등히 높았다.

화학산업이 아직도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을 투입해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매우 효율적임을 나타내주고 있다.

화학산업이 산업의 기초재료를 생산하는 핵심으로서 인류의 의식주를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추적 산업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류는 21세기에 들어가면서 양자역학 혁명, 컴퓨터 혁명, 유전자 혁명
이라는 세가지 혁명에 의해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한층 더 진보된 삶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화학산업의 중요성은 21세기 들어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21세기 핵심산업인 정보통신과 생명과학, 환경및 에너지 분야의 발전도
화학산업의 발전이 전제돼야 한다.

먼저 정보통신 분야를 살펴보자.

반도체와 CD(컴팩트디스크) 등의 제조엔 세정제로 쓰이는 화학물질이
필요하다.

또,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LCD(액정표시소자), EL(전계발광소자) 등 차세대
영상디스플레이도 일종의 화학물질인 형광체없이는 상품화가 불가능하다.

휴대폰이나 노트북PC등 휴대용 전자제품도 화학물질을 이용해 상품화한
배터리 없이는 무용지물이 된다.

새로운 의약품도 화학산업이 뒷받침된 신물질 개발없이는 불가능하다.

화학 산업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하루빨리 탈피하는 것이다.

화학산업이 환경을 오히려 보호하고 있으며 화학없이는 어떤 산업도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널리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화학산업이 없었더라면 더 많은 천연자원이 필요했을 것이며 자연 또한
훨씬 더 훼손됐을 것이 틀림없다.

프레온 물질이 지구 온난화를 초래했지만 프레온을 대체할수 있는 물질을
개발해낸 것도 바로 화학산업이었다.

화학업계는 프레온 대체물질을 비롯 새로운 대체연료와 에너지원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게되면 화학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불식될
것이라는게 화학업계의 기대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화학 없이는 어떤 산업도 발전할 수 없다.

수많은 환경문제도 각종 화학기술로 성공적으로 해결될 수 있으며 이는
성장성이 높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화학산업만이 부품 소재와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필요한 재료를
마련해줄수 있다.

이런 점에서 21세기는 화학산업의 새로운 르네상스가 될 것이 분명하다.

화학산업은 새로운 정보화혁명에 불을 댕길 것이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