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가 벤츠의 액셀레이터를 힘껏 밟자 금감위가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지난 3월 재정경제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에 이어 이달 7일
금융감독위원회의 규제방안이 나오자 벤처업계에선 이렇게 빗대었다.

재경부가 올해 7백50개 기업을 코스닥에 올리겠다며 장세를 북돋우자
코스닥은 한껏 달아올랐었다.

3백여개 벤처기업이 줄을 섰고 등록 직전 수백% 이상의 유.무상증자를 거쳐
등록 후 거금의 이익을 챙기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에 금감위가 "코스닥 등록 1년전 유.무상 증자 1백% 이내 제한규정"을
7일부터 시행한 것.

자본금이 극히 적은 벤처기업들로선 치명타를 맞은 셈이다.

벤처업계의 정보통들은 금감위의 이같은 조치를 일찌감치 알아챘다.

이들은 6일까지 증자를 마무리하느라 "난리"였다.

그러나 바이텍씨스템 등 상당수 기업들은 간발의 시차로 증자규정을
못지켰다.

연내 코스닥 등록계획을 1년 후로 미뤄야만 했다.

"신속한 정보입수"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사례이다.

지식.기술집약적인 벤처산업에서는 정보가 생사를 좌우하기도 한다.

벤처는 곧 네트워크로 인식된다.

벤처업계에선 비공식 모임을 통해 중요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

벤컴회 화사회 삼록회 기우회 서울벤처포럼 등이 이런 모임이다.

벤컴회는 벤처캐피털업계 30여 사장들의 모임.

한달에 한번씩 만나 골프도 치고 정보도 교환한다.

업계 현안들은 이때 짚는다.

지방의 사장들도 꼭꼭 참석할 정도로 재미와 의미가 있는 모임이다.

화사회는 한국종합기술금융(KTB) 출신들의 친목회.

매달 네번째 화요일에 주로 음식점에서 만난다.

최근 KTB 출신들이 곳곳에 포진하면서 정보도 다양해지고 있다.

삼록회는 벤처투자가 벤처기업인 변호사 회계사 등 벤처 관계자들의 순수
친목모임.

멤버는 서갑수 한국기술투자사장, 이인규 무한기술투자사장, 허창문
기은캐피탈 부장, 장우진 변호사 등 20여명.

기술신보로부터 우량 기술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들의 모임인 기우회는
토론모임이 돋보인다.

매달 사업장을 순회하며 정부 및 창투사 관계자 등을 초청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기원 기인시스템 사장, 성기철 양재정보통신 사장, 김만덕 C&C엔지니어링
사장 등이 주요 멤버다.

지난해말 결성된 서울벤처포럼도 맹활약중이다.

고정석 일신창투 사장, 곽성신 우리기술투자 사장, 송호상 대한기술투자자문
사장, 노희도 정보통신부 전산관리소장 등 35명의 회원이 있다.

몇몇 1세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수시로 고급정보를 교류한다.

신장철 대구창투 이사, 안재홍 IT벤쳐투자 전무, 유재준 동부창투 이사,
이창수 산은캐피탈 부장, 정성인 현대기술투자 부장 등이다.

이들은 벤처투자시 공동보조를 취하기도 한다.

한국 벤처산업의 국제화를 위해 이제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벤처기업이든 캐피털이든 외국과의 네트워크 없이는 발붙이기 어려운 때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 moon@ked.co.kr >

[ 벤처 관련 비공식 모임들 ]

<> 벤컴회 : 이영웅 < 새한창투 사장 > (02)785-0602
<> 화사회 : 서갑수 < 한국기술투자 사장 > (02)538-3111
<> 삼록회 : 정삼수 < 한림창투 전무 > (02)511-6100
<> 기우회 : 문재식 < 아스텐엔지니어링 사장 > (02)462-5723
<> 상지회 : 남대우 < 상지경영컨설팅 사장 > (02)566-0426
<> 서울벤처포럼 : 윤병철 < 하나은행 회장 > (02)565-2405
<> 나스닥연구회 : 이계형 < 중기청벤처기업국장 > (042)481-4416
<> 이목회 : 윤창열 < 한림창투 이사 > (02)511-6107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