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요법가중에는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렸다가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극복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암에 걸렸던 사람, 여러 병으로 몸이 거의 망가졌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
실제의 예가 되어 자기만의 치료요법을 외친다.

십여년동안 해당 분야를 전공한 의사들보다 그런 사람들이 더 전문가인양
행동하고 사람들은 그 주장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질병은 저절로 낫기도 하는 것이다.

각종 암에 걸렸다가 나은 사람의 예는 수도 없이 많으며 에이즈(AIDS)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중에도 잠복기간(10~15년)이 지난 후에도 발병이
되지 않아 정상인처럼 건강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는 엄마의 뱃속에서 에이즈에 감염됐던 아기가 몇 년 뒤에 자연적
으로 치유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의학이 발달된 현대에도 아직 암을 비롯한 많은 질병의 원인을
정확히 모르고 있고 따라서 확실한 치료방법도 모르는 것이다.

불치병으로부터 소생한 사람들은 그 이유에 대해 저마다 개인적인 설명과
이론을 만들어 내지만 그 대부분은 틀린 것들이다.

빡빡 깎은 대머리로 유명한 율 브리너라는 배우는 골초로 유명한데 이
배우는 폐암으로 죽었다.

그가 죽기 며칠 전에 촬영한 금연공익광고가 그가 죽은 뒤 미국TV에 한동안
방영된 적이 있었다.

죽음을 앞둔 초췌한 모습의 율 부린너가 "(인생에서) 무엇을 해도 좋지만
담배만은 피우지 말라(Whatever you do, just don''t smoke)"고 절실히 호소
하는 TV 장면은 많은 흡연가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그러나 흡연이 폐암의 결정적인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언하지 못하고
있다.

매일 3갑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폐암에 걸렸다면 그 병이 흡연에서 온
것일 가능성이 당연히 높다.

그러나 담배 골초들이 1백% 모두 폐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폐암에 걸린 사람 중에 15%는 한번도 흡연을 한 적이 없는 사람들
이라고 한다.

이처럼 어떤 병의 원인과 그에 따른 치료법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가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도 많다.

사이비 치료요법이 활개를 칠 공간은 넓다.

기적의 발모제 소동과 천지산 사건이 이를 증명한다.

사이비 치료요법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때 그들의 주장 속에 숨어
있는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김진호 < 국방대학원 교수 gemkim@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