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

국책연구소나 민간연구소들이 성장률 전망을 수정하기에 바쁠 정도다.

한국은행도 작년 침체에 대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선 +알파가 있다고
분석한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한국경제가 8%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하고 <>소득 불균형등 성장의
그림자도 많아 통계를 과신하거나 착시하는 일은 위험하다고 한다고 경고
하기도 한다.

내년에 경기가 나빠질수도 있다는 얘기다.

<> 성장의 질이 개선됐다 =2.4분기 성장의 특징이다.

4.6%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지난 1.4분기중엔 민간소비와 재고변동이 성장을
주도했다.

GDP를 1백으로 봤을 때 민간소비의 성장기여율은 74.8%, 재고변동은
1백12.5%에 이르렀다.

수출은 1백15.9%에 달했다.

그러나 2.4분기엔 민간소비(47.7%) 재고변동(50.3%) 수출(73.5%)의 성장
기여율은 낮아지는 대신 설비투자는 높아졌다.

1분기중 27.4%를 기록했던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율은 33.3%로 올랐다.

성장이 전부문에 걸쳐 골고루 진행됐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또 경제성장에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왔던 정부소비 건설투자 수입 등의
경우도 2.4분기엔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가 고른 성장세를 나타낸 것은 신발(-4.1%)을 제외한 모든 제조업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데서도 확인된다.

특히 섬유 의복등 경공업의 경우 96년 3.4분기부터 마이너스성장을 보였지만
이번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또 설비투자의 경우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는 특수산업용기계에 대한
투자가 26.5%(1분기엔 -2.1%) 증가했다.

<> 경기과열인가 =정정호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과속일진 몰라도 과열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경제전문가들도 대체로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공급능력과 수요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가동률 실업률)들이 아직
여유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6월중 제조업 가동률은 79.8%였다.

이는 경기가 과열상태였던 94년12월의 84.1%에는 크게 못미친다.

실업률도 6월현재 6.4%(계절조정치)에 달한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연간으로 봤을 때 공급능력에 약
30조원의 여유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외환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을 연평균으로 따지면 1%에 불과하다"며
"현재는 경기회복 초기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도 "경제가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이지
과열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열과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경제전망 자료를 통해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시기상조이나 우리 능력에 맞는 5% 성장을 초과함으로써 부분적 과열현상에
따른 경제버블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고성장 앞으로도 계속될까 =2.4분기 성장률이 나오자 전문가들 사이에는
다시 경제회복 유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V자형 회복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설비투자 수출이 살아나고 재고감소폭이
줄어드는게 청신호라고 말한다.

홍성철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은 "급격한 위기가 닥치지 않는한 V자형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연간 8%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며 내년에도 6%이상이 예상
된다고 말했다.

신후식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시장이 불안해 생산과 수출이
하반기에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반기 성장률이 7.3%에 이르렀지만
하반기에는 6.3%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추세적으로는 상승국면에 있기 때문에 자형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또 다시 고꾸라질 가능성을 경고하는 전문가도 없지
않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구조조정은 미래를 내다보는게
아니라 부실처리에 집중돼 있다"며 "대우문제 등 수습이 잘못되면 W자형
경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