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중독 예방효과 있는 녹차 ]

2천년의 유구한 세월을 통해 이어져 내려온 차는 원래 질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이용됐다.

녹차는 조상의 제례나 신에 대한 의식용으로 수요가 늘어 오늘날에는 전
세계에서 매일 30억잔 이상 음용되는 기호 음료로 정착됐다.

일본 쇼와대학 시마무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녹차 1ml에 1만개의 O-157균
을 넣고 일정 시간마다 균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균이
사멸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도 녹차가 비브리오균 등 여러 가지 식중독균에 살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실험결과 나타났다.

이는 녹차의 주요 성분인 카테킨이 식중독 세균의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
이다.

녹차의 효능은 생활 주변에서도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냉장이나 냉동이 필요한 생선이나 어패류를 냉장고에 넣기 전에 녹찻물에
담갔다 보관해 보자.

여름철에는 아무리 냉장고에 보관해도 시간이 지나면 음식물은 부패한다.

하지만 녹차에 담갔다 저장하면 어패류의 비린내가 제거될 뿐 아니라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

요리를 시작하기전 조리 도구와 행주를 녹찻물에 소독하면 식중독을 예방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는 녹차가 주방 용기에 붙어 있는 세균까지 말끔히 없애주는 살균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초밥이나 횟집에 가면 반드시 떫고 진하게 우려낸
녹차를 내온다.

변질될 위험이 있는 음식이라도 녹차를 함께 마심으로써 식중독을 예방
하자는 취지다.

뙤약볕 아래서 땀을 흘린 뒤 집에 들어아 식사 전후에 녹차 한잔을 마시면
건강하게 여름을 이겨낼 수 있다.

녹차는 또 환경 호르몬 흡수를 방지하고 체외로 배출시켜 준다.

일본 후쿠오카현 보건환경연구소의 모리타 박사는 녹차의 식이섬유와
엽록소가 환경 호르몬중 가장 치명적인 다이옥신의 흡수를 억제하고 배설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지난 봄에 열린 99년 국제 녹차 심포지엄에서 서울대 강경선 박사는
다이옥신으로 급격히 감소한 정자수가 녹차를 투여하자 정상으로 돌아왔고
오히려 증가했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