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9시50분께 서울지방법원 가동 311호 중법정.

환란 책임자로 지목된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와 김인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 차분한 표정으로 들어서 피고인석에 앉았다.

방청석은 이미 취재진과 강.김씨의 친인척, 지인 등으로 꽉 들어찬 상태.

10시 2분께 이번 사건을 담당한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호원 부장판사)
판사 3명이 입장했다.

일순간 적막이 감돌았다.

20여분간 재판장의 판결낭독을 끝으로 행정관료의 정책판단에 대해 책임을
묻는 소위 사법사상 초유의 "환란재판"은 사실상 사실상 끝이 났다.

<>...재판시작 30분전 법정에 도착한 김인호씨는 시종일관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김씨는 "고대 그리스 이후 관료의 행정책임을 추궁하는 이런 재판은 처음"
이라며 "IMF 최대 희생자는 바로 나"며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9시50분께 강경식씨가 법정에 들어섰고 강씨는 "재판부가 법리를
제대로 적용할 것으로 믿는다"며 무죄 판결에 자신감을 보였다.

<>...재판직전 피고인석에 착석한 강.김씨는 이날 검찰측 대표로 참석한
이승구 중수1과장과 환한 얼굴로 담소를 나눴다.

이 중수1과장이 그동안 26차례 공판에서 얼굴을 붉혀가며 강.김씨를
추궁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인 장면.

하지만 이 중수1과장은 재판장이 검찰측 기소내용에 대해 대부분 무죄를
선고하는 판결을 읽어내려가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서정우 이정락변호사 등 변호인단은 관례대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10시25분께 재판장의 선고가 끝나자 강.김씨는 비로소 환한 표정을
지으며 친인적 및 지인들과 악수를 나누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축하한다는 인사에 일일이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김문권 기자 mk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