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인 < 금호산업 사장 hishin@swan.kumho.co.kr >

IMF체제 이후 기업에 대한 평가는 그 비중에 비해 격하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사농공상이라 하여 선비와 농업을 우대하고 공업과 상업은
하대하는 유교의식의 영향이 자리잡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하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나라를 세계 11번째 경제대국으로 끌어
올린 견인차가 바로 기업이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의 알렉산더 다벨로프 MIT 이사장은 미국경제가 승승장구하는 비결로
강한 기업가정신과 대학의 연구기반을 꼽았다.

특히 기업가정신은 미국경제를 이끄는 엔진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

미국의 기업가들은 청교도적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기업을 한다.

정당하게 부를 축적하고 그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

그리고 사회는 이들의 성공을 인정하고 존경한다.

우리나라 기업가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정경유착 재벌체제 부동산투기 등 어두움으로 채색돼 있다.

사실 이렇다 할 산업자본이 없던 과거에는 정경유착이라는 손쉬운 길을
택한 기업가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자본을 형성한 이제는 구태의연한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가에 대한 평가는 과거의 부정적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발전의 주체인 기업가의 어깨는 축 처져 있고 위기상황때 더욱 필요한
도전정신은 잔뜩 위축돼 있다.

언론이나 사회 일각에서 기업가의 긍정적 면보다 부정적 면을 부각시킨 것도
한몫 했다고 본다.

이제는 기업가들도 건전하게, 아니 공평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성공한 기업인은 사회의 표상으로 존경 받아야 하며, 그 도전정신은 계승돼
우리 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언론이나 사회 모두 기업가 기 살리기에 인색해선 안된다.

기업가들 또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투명한 경영을 하고 이윤을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정도경영의 길을 가야 한다.

한차원 높은 발전을 주도하는 것은 기업가들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때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