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랑.신부를 잡아라"

결혼용품 관련업계가 가을혼수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인 특수잡기에 나섰다.

가전업체를 비롯,백화점 전자상가 가구.주방용품 여행 등 혼수 관련 업계는
다양한 패키지 상품출시와 함께 초대형 할인공세를 앞세우는 등 "웨딩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 가을은 특히 소비심리 회복에다 지난해 결혼을 미룬 커플들까지 대거
가세, 시장규모가 지난해보다 20%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객확보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 5조원을 웃도는 올 가을 혼수시장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9~11월중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는 11만쌍.

그러나 경제위기로 지난해에 결혼을 미뤘던 커플이 많은데다 금세기가
가기 전에 결혼을 해야겠다는 심리적 현상까지 겹쳐 20%가량 증가한 13만여
쌍이 결혼할 것으로 추산된다.

감사원 조사결과, 우리나라 신혼부부 한쌍당 평균 혼수비용은 96년 기준으로
3천7백만원(주택구입비용 제외).

여기에 물가상승분 등을 감안하면 올해엔 한쌍당 최소 4천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 가을 혼수시장의 규모는 5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 LG-삼성전자의 대결 =가전업계의 라이벌인 삼성.LG전자는 다양한 판촉
전략을 구사하며 가을 혼수시장을 벼르고 있다.

LG전자는 10월10일까지 2백만원 이상 구입고객에게 13만6천원짜리 LG
동글이청소기 한대를 사은품으로 주고 VTR과 미니컴포넌트의 경우엔 카세트
1대를 끼워 준다.

또 LG카드로 LG전자제품 2백만원 이상, LG패션제품 1백만원 이상, LG화장품
35만원 이상을 구입한 고객에겐 20만원을 돌려주는 "캐시 백"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3천5백만원 상당의 가전제품과 여행권을 내건 경품행사로
맞서고 있다.

23일부터 10월10일까지 구입고객중 추첨을 통해 1천만원어치 전자제품(1명),
5백만원어치 전자제품(5명), 제주도 여행권(1백명), 정동진 여행권(2백명)
등을 제공한다.

<> 백화점, 전자상가 =백화점과 전자상가들은 내년 1월 가전제품의 특별
소비세 폐지에 따른 매출공백을 메우기 위해 혼수 판촉에 총력을 쏟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7일부터 내달 2일까지 본점 미아점 천호점 등 3개 점포
에서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패키지로 묶어 살 경우 공장도가로 판매하는
특별 판매전을 연다.

백화점에 앞서 이달 중순부터 혼수기획전에 들어간 테크노마트 등 전자
상가들은 1백만~3백만원대의 패키지 상품을 내놓아 짭잘한 재미를 보고 있다.

강석주 테크노마트 상우회장은 "혼수축제행사를 시작한지 열흘만에
2백50여개 매장에서 6천3백세트를 팔았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정도 늘어난 수치"라고 말했다.

<> 신상품 개발에 분주한 가구.여행업계 =가구업계는 결혼과 이사가 겹치는
가을이 연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최대 성수기다.

보루네오 동서 바로크 선우드 레이디 이노센트 등 주요 가구업체들은
신제품 출시 비중을 지난해보다 20%가량 늘리며 시장확보전에 돌입했다.

보루네오는 냄새제거 기능을 보강한 16종의 시리즈를 새로 내놨으며 바로크
는 20종의 소파를 선보이고 있다.

여행업계 역시 지난해보다 해외 신혼여행이 평균 40% 가량 늘 것으로 보고
새상품 개발에 바쁜 모습이다.

특히 범한등 대형 여행사의 경우 9월중 해외 신혼여행 예약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백% 증가했다.

김주호 외한카드 여행팀장은 "지난해 가을에는 3백50쌍의 해외 신혼여행을
주선했으나 올해는 배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빈탄 보라카이 등 최근 인기
있는 신혼여행지를 중심으로 새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