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범 <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교수 > ]

안전성을 더욱 높인 백내장 수술법이 국내에 도입됐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안과 이하범 교수팀은 레이저를 이용한 백내장 수술
장비를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 25일부터 수술을 시작했다.

백내장은 노화나 질병으로 눈의 볼록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흐려지고 실명하게 만드는 질환이다.

그동안 백내장 수술은 눈의 흰자위를 8mm 가량 절개해 수정체를 통째로
꺼내거나 초음파를 쏴 수정체를 잘게 부순 후 잔해를 흡입기로 제거해 내는
방법이 주류를 이뤄 왔다.

수정체를 꺼낸 자리는 인공수정체로 갈아끼우게 된다.

그런데 주로 쓰이는 초음파는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초음파는 상당히 안정된 치료수단이긴 하지만 조직에 닿을 경우 진동에너지
와 열을 발생시켜 손상을 준다.

이에 따라 초음파를 이용한 백내장수술은 각막내피세포를 손상시켜 시각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있었다.

초음파가 각막내피세포의 온도를 7.5도 높이기 때문이었다.

또 초음파는 수정체를 감싸고 있는 주머니인 수정체 뒤쪽의 후낭을 파열
시켜 간혹 인공수정체 삽입을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강동성심병원에서 도입한 레이저 수술장비는 독일 이스큘랩-메디텍사가
개발해 4년간의 임상시험을 마친 것으로 기존 백내장 수술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시킨다고 한다.

이 레이저광선은 물을 그대로 투과하고 조직투과 깊이가 1mm 이내인 데다
각막내피세포의 온도를 0.5도 밖에 상승시키지 않는다.

수정체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레이저의 이같은 특성으로 수정체의 세포핵과
피질만을 선택적으로 분쇄하고 인접 조직은 손상시키지 않게 한다.

레이저수술은 안구의 흰자위를 1~2mm 가량 찢고 그 안으로 레이저 광섬유
팁을 도달시킨후 레이저를 쏘아 혼탁한 수정체를 파괴한다.

그 다음 접은 채로 넣었다 안구내에서 펼지는 최신 인공수정체를 심어
넣는다.

초음파 수술보다 안구를 적게 찢고 수술후 빨리 회복되는게 장점이다.

다만 레이저는 초음파보다 파괴력이 약하기 때문에 수술시간이 좀 더
걸린다.

또 초음파와 마찬가지로 수정체가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녹내장 망막질환
안구염증 등의 질환이 동반됐을 때는 메스를 이용해 통째로 수정체를 드러
내야 하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저수술은 안전성과 편리성이 우수해 초음파 수술을
대체할 차세대 치료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수술은 이병원 외에 서울 논현동 서울안과, 창동 전종학 안과에서도
조만간 실시될 예정이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