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은 원래 요리사였다?

재상의 어원을 살펴보면 재는 "요리사", 상은 "걸음을 돕는 자"란 뜻을 갖고
있다.

중국역사상 최초의 재상인 은나라의 이윤이 요리사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천하를 경영한 재상들 중에는 이윤처럼 신분이 일천했던 사람이 적지 않다.

부열은 흙일을 하던 노예였고 칠순이 넘도록 빛보지 못한 강태공은 낚시로
호구책을 삼았던 촌로였다.

진나라 재상 백리해는 양치기 출신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도"를 터득했기에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오랜 세월을 인내로 일관했던 것도 "득도"한 재사들의 공통점이다.

태공 강여상은 곧게 편 낚시바늘을 물속에 던져놓고 주나라 문왕의 낙점을
기다렸던 인물로 유명하다.

당대를 호령한 군주 곁에는 이렇듯 현명하고 혜안을 지닌 재상이 항상
있었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역사는 왕이 아닌 이들 수많은 재상에 의해 굽이쳐
흘러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재상들의 등용과정과 치세를 중심으로 중국 고대사와 우리 역사를
재조명하는 책이 나왔다.

역사와 환경문제에 관한 글을 써온 박윤규씨가 최근 펴낸 "중국역사를
움직인 15인의 재상"과 "우리역사를 움직인 20인의 재상"(미래M&B, 각권
1만원)이 그것.

35명의 재상 얘기를 통해 "천명은 왕을 세우고 지명은 재상을 세운다"는
말의 지명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있다.

강태공 관중 오자서 범려 공손앙 여불위 장량등 중국의 재상과 성충 김양
이제현 신숙주 최명길 등 우리역사의 재상들이 주인공이다.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