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는 25일 옷로비 청문회를 열어 헌정사상 처음으로 4자 대질
신문을 벌였으나 증인간의 주장차이만 확인한채 3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이날 대질신문에는 김태정 전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씨, 강인덕 전
통일장관 부인 배정숙씨,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이형자씨,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 등 4명이 출석했다.

그러나 옷사건의 핵심증인인 이들 4명은 이날 청문회장에서 상대방 주장을
반박하고 자신의 주장만 거듭 강조, 진실규명은 못한채 언쟁만 벌이다
끝났다.

이에 따라 특검제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문회 전체를 통해 핵심 증인들은 한결같이 "로비를 하거나 받지 않았다"
고 주장, 옷로비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밍크 등 수천만원대 고급옷이 오갔는지 등 여러 쟁점에 대해
증인들이 서로 엇갈리게 답변,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이 청문회를
통해 드러났다.

연씨는 "호피무늬코트가 실려와 되돌려 보냈고 고가옷을 받지 않았다"며
"이와 관련 축소은폐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씨는 옷을 구입한 날짜등 쟁점들에 대해 계속 말을 바꾸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는등 질문을 비켜 나갔다.

배씨는 "옷값을 대납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며 검찰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나 배씨는 이씨를 찾아간 경위 등에 대해 궁색한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씨는 "불의하다고 생각해 옷값 대납요구를 거절했다"며 "이로 인해
남편인 최순영회장이 구속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씨는 2천2백만원의 돈을 준비한 이유를 추궁하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해 로비시도를 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부풀렸다.

< 김영규 기자 ykkim@ >

[ 엇갈리는 증언들 ]

<> 연씨 기밀 누설했나

- 일지 : 98년 11월7일
- 연정희(김태정 당시 검찰총장 부인) : 최 회장 구속얘기 안했다
- 배정숙(강인덕 당시 통일부장관 부인) : 연씨가 12월말까지 최 회장
구속 보류된다고 말했다.

<> 배씨 로비 부추겼나

- 일지 : 12월14일
- 이형자(신동아회장 부인) : 연씨가 전복선물을 돌려 보낸뒤 욕하고
다녔다고 배씨로부터 들었다.
- 배정숙(강인덕 당시 통일부장관 부인) : 이씨에게 사돈 때문에 걱정
이라고 말했으나 최 회장
구속 운운 안했다.

<> 옷값 대납 요구했나

- 일지 : 12월16~18일
- 이형자(신동아회장 부인) : 배씨가 앙드레김 등에서 2200만원어치
샀다고 16일 전화했다. 배씨가 18일
또다시 수천만원어치의 옷값 대납을 요구해
거절했다.
- 연정희(김태정 당시 검찰총장 부인) : 앙드레김에서 120만원어치 샀다.
배씨가 ''외자유치 안되면 어찌
되냐'' 묻기에 ''안되면 구속된다''
고 말했다.
- 배정숙(강인덕 당시 통일부장관 부인) : 16일 앙드레김 나나부티크
다녔으며 30만원짜리 사서
연씨에 선물했다. 18일 위로차
이씨 찾아 갔으나 대납요구
안했다.
- 정일순(라스포사 사장) : 18일 이형자가 ''옷값 못내겠다고 배정숙에게
전해 달라''고 말했다.

<> 호피코트 반납 시점은

- 일지 : 12월19일~26일
- 이형자(신동아회장 부인) : 정 사장이 19일 동생에게 밍크 3벌 및
외제옷 등 한장(1억원 추정) 어치를 연씨
에 실어보냈다고 전화했다
- 연정희(김태정 당시 검찰총장 부인) : 19일 밍크 입어 봤으나 안샀다.
26일 호피코트가 배달됐음을
며칠 있다 알았다
- 배정숙(강인덕 당시 통일부장관 부인) : 19일 밍크 3벌 여럿이 입어
봤다. 26일에는 밍크옷을
못봤다
- 정일순(라스포사 사장) : 19일 연정희에게 고급옷 보내지 않았다.
이형자측에 옷값 내라는 전화하지 않았다

<> 사직동 협박 여부

- 일지 : 99년 1월 중순
- 이형자(신동아회장 부인) : 정씨가 ''연씨가 자술서 쓰라 했다''고
말했다. 조복희가 ''연씨와 이은혜가 배씨를
협박했다''고 말했다.
- 연정희(김태정 당시 검찰총장 부인) : 정씨에 ''입다물라'' 한적 없다.
배씨는 위로차 찾아갔다
- 배정숙(강인덕 당시 통일부장관 부인) : 병원서 협박 받은적 없다.
연씨와 대질 요구했으나
못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