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그린스펀"

앨런 그린스펀 미연준리(FRB)의장이 거액의 투자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26일 그린스펀의장이 작년 한햇동안 미국채투자에서
90만-1백30만달러(10억8천만원-15억6천만원)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연봉(13만6천7백달러)의 약 10배나 되는 돈을 잃은 것이다.

저널지는 "미증시를 살찌워 일반 투자자들의 지갑은 두툼하게 해줬지만
정작 그 자신의 지갑은 홀쭉해 졌다"며 "불쌍한 그린스펀(poor Greenspan)"
이라고 표현했다.

저널지는 그린스펀의장이 최근 정부에 제출한 재산내역서를 검토해보니
지난해 그의 채권보유액은 최저 2백50만달러, 최고 6백40만달러였다고
전했다.

한해전인 97년중 채권보유액은 최저 3백40만달러, 최고 7백70만달러였다.

저널지는 재산내역서가 두리뭉실하게 돼 있어 정확한 투자손실규모는
파악할수 없으나 여러 정황으로 볼때 상당한 투자손실을 본 게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그린스펀은 주식투자는 전혀 하지 않고 국채투자만 한다.

국채중에서도 만기 3년이하의 단기채에만 투자하고 있다.

주식과 장기국채는 금리동향에 민감한 금융상품이라 일부러 여기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금리를 주무르는 입장에서 금리와 밀접한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는 도의상
옳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저널지는 풀이했다.

그러나 그의 부인은 주식투자에 성공, 남편의 손실을 상당히 만회했다.

부인 안드리아 미첼은 지난해 주로 주식에 투자, 적어도 32만7천달러는
번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말 현재 그녀가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은 애보트 래보러토리스와 하인즈
주식으로 각각 50만달러및 25만달러어치였다.

< 이정훈 기자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