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기업지배구조개선위원회가 내놓은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초안에
대해 취지는 공감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한국기업의 지배구조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선돼야 하지만 기업지배구조개선 규준안의 세부 내용이 자본주의 기본원칙
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특히 기업지배구조 규준안이 지배주주등 주주를 의사결정에서 배제
하면서 이들의 책임과 처벌만을 강화, 주주의 유한책임이란 주식회사의
기본정신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또 이사회를 지배하는 사외이사가 기업가치의 극대화를 통한
주주이익의 추구보다는 주주의 경영감시에 치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계는 사외이사는 속성상 책임회피와 보신주의에 따라 기업의 이익추구
보다는 안정성에 집착하려는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기업의 주인인 주주에게 준 권한이 사외이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넘어가면 이들 이사회와 감사위를 제어할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업지배구조 개선규준안이 경영진에는 자율적인 정책결정권을 박탈
하고 실책에 대한 책임만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 유한수 전무는 "경제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국기업의 지배구조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유 전무는 "그러나 개선안은 모범 기업지배구조(Good Governance)에 대한
기본철학을 간과한데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초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도 이번에 나온 내용이 기업에 바람직한 지배구조 방향
을 제시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