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은 27일 강희복 전 조폐공사 사장에게 압력을 가해
조폐공사 노조의 파업을 유도했다는 검찰 수사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진 전 부장은 이날 국회 "조폐공사 파업유도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출석,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명백한 것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검찰수사 과정에서도 강 전 사장에게 압력을 가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에게 일반적인 상황을 매일 보고했고
조폐공사 파업대책에 관해서도 보고한 적이 있지만 언론에 보도된 대로
파업유도 계획을 만들지도 않았고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강희복 전사장이 26일 "임금삭감을 포기하고 구조조정을 하라는 취지의
압력을 받았다"는 진술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위증 시비 등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진 전부장은 또 강희복 전 조폐공사 사장과 지난 9월 중순께 만나 조폐공사
문제를 협의한 사실은 있지만 법률 자문만 해줬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 만남에서 "강 전사장이 "조폐공사와 관련된 고소고발 사건을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구해 법 절차대로 대전청에서 알아서 처리할 것"이라는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직장폐쇄의 합법성 문제는 실무자와 상의해보라고 했고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선 회사 경영방침과 국가시책대로 하면 된다는 말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 전사장에게 직장폐쇄를 빨리 풀고 노조가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을
임금 협상안에 포함시키라고 지시하거나 파업유도를 하자고 말한 적은 전혀
없었다고 답변했다.

진 전부장은 그러나 "검찰 수사과정에서 두차례에 걸쳐 강 전사장과 대질
신문을 요구했으나 영장 실질심사 전까지 대질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검찰 수사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 축소 은폐수사가 있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10월께 조폐공사 구조조정에 대한 보고서는 내부 검토 문건
이었지 보고용이 아니었다"며 "불법파업에 대한 대처방안 등을 실무선에서
검토해본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언론에 보도된 취중발언의 내용은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진술했다.

이어 현직 검사로는 처음으로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안영욱 전 대검 공안
기획관(울산지검차장)은 "공안대책실무회의는 결정을 하거나 집행하는 기구는
아니며 검찰이나 유관기관이 조폐공사에 대해 조직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라는
압력은 맹세코 없었다"고 강변했다.

그는 "지난해 9월18일 공안기획관으로서 공안대책실무회의를 주재했지만
당시 기획예산위 과장급 팀장과 재경부 사무관이 참석, 파업유도를 언급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진 전부장이 전화상으로 강 사장에게 압력을 넣어 구조조정을
빨리하라고 한 게 공소사실이지만 그게 진실인가는 저희들로서는 알 수
없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날 참고인으로 채택된 한겨레신문 강희철 기자 등 언론인 3명은
청문회에 출석한 전례가 없다며 불참했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쟁점별 엇갈린 주장 ]

<> 질문 : 98년9월중순 파업유도 압력행사했나

<>진형구 전 공안부장 : 전혀 사실무근이다.
법률자문만 해줬다.
<>강희복 전 조폐공사사장 : 임금삭감 대신 구조조정으로 전환하라고 했다.

<> 질문 : 직장폐쇄 철회하라고 말했나

<>진형구 전 공안부장 : 법적 문제 있어 실무자와 상의해보라고 했다.
<>강희복 전 조폐공사사장 : 불법시비있어 직장폐쇄 철회하라는 취지의
발언 있었다.

<> 질문 : 진부장 발언은 조언인가 압력인가

<>진형구 전 공안부장 : 조언만 있었지 압력은 없었다.
<>강희복 전 조폐공사사장 : 조언을 넘어서 압력에 가까웠다.

<> 질문 : 파업유도 독촉 위한 전화했나

<>진형구 전 공안부장 : 그런 사실 없다.
강사장이 먼저 전화했다.
<>강희복 전 조폐공사사장 : 독촉전화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