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3개월 앞으로 바싹 다가왔다.

여름방학도 끝나고 찬바람이 불면서 수능시험에 대한 긴장의 강도가 높아
가는 시기다.

이맘 때 쯤이면 고3이나 재수생이 있는 집에서는 수험생은 물론 가족 전원이
비상체제로 돌입한다.

집안의 분위기가 살벌해지고 무엇하나 조심스럽지 않은 게 없게 된다.

이럴 때 학부모들은 자녀 수험생들에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지, 어떤
말들을 해주어야 효과적일 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사실 부모의 입장에서 수험생들에게 해줄 것은 별로 없다.

뭔가를 충고해주고 도와주려고 나서는 "적극적인 자세"보다는 오히려
수험생들이 정신적 부담을 갖지 않도록 차분한 주위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

입시전문가들은 여기에 덧붙여 수험생이 마음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끔 가볍게 위로해주고 식사 등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 주는"세심한 배려"가
학부모의 바람직한 자세라고 충고한다.

<> 수험생의 심리상태 =아무리 학업을 게을리한 학생이라도 대학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을
느끼게 된다.

주위에서 "열심히 하라"는 말은 전혀 할 필요가 없는 시점이다.

잘못하면 역효과만 불러 일으킨다.

전체적인 성적에 큰 치이를 낼 수 있는 시점은 사실상 지나간 것이나 다름
없다.

다만 수능시험 같은 객관식 시험은 정신상태나 컨디션에 따라 성적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수험생이 좋은 기분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최선이다.

<> 스트레스 해소 =시험을 코 앞에 두고 취미생활과 공부를 병행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피아노를 잘 치는 학생이라면 잠시 짬을 내 20~30분씩 가벼운 곡을
쳐본다면 책상에 앉아 그 시간동안 참고서를 보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학습
관리가 될 수 있다.

기분전환이 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명상이나 단전호흡을 배운 수험생이라면 이 역시 심리안정과 집중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학부모들은 이런 가벼운 취미생활을 하는 수험생에게 "지금이 어느 땐데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느냐"고 나무라서는 절대 안된다.

또 수험생들은 "남들은 잘 했는데 나만 잘못한 것 아닌가"라는 불안에
빠지기 쉽다.

불안하다고 해서 신경안정제나 수면제 같은 약물을 사용하면 뇌를 자극해
오히려 신경과민을 더 심하게 할 수 있는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

<> 건강관리 =수험생이 너무 밤늦게까지 앉아있다면 잠자리에 들도록
권유해야 한다.

새벽 1~3시는 신체의 모든 기능이 떨어져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다음날 학습효과만 떨어뜨릴 뿐이다.

의사들은 수험생이 생활의 리듬을 깨지말고 오전 6시반~7시 정도에 일정하게
일어나고 잠은 6시간이상 자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영양섭취도 매우 중요하다.

수험생들은 밤늦게 라면같은 간식을 먹고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은데
아침은 반드시 먹어야한다.

아침식사는 낮시간 동안의 두뇌활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학교가느라 시간이 없다면 죽이나 스프라도 먹는 게 좋다.

< 김광현 기자 kkh@ >

* 도움말 주신분 : 김용근 종로학원 연구실장,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관리
실장, 안보국 국보한의원 원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