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난 골프장을 기존회원들이 자금을 출연해 인수키로 했다.

국내 골프계에선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신원CC(경기도 용인)회원들로 구성된 인수대책위원회(위원장 이재철변호사)
는 26일 밤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회원총회를 열고 신원CC 경매절차에 참가,
골프장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선 총회원 7백50명중 참석자 2백80명 전원과 위임장을 보내온
불참회원 3백81명 등 총6백61명이 동의했다.

이에 따라 신원CC회원들은 계좌당 4천만원씩(총3백억원)을 출연, 다음달
열리는 6차 경매에 응찰하게 된다.

인수위는 이를 위해 납입자본금1억원의 주식회사를 설립한 뒤 그 법인이
경매에 응찰하는 방식을 택할 방침이다.

신원CC는 지난해 부도가 난 후 경매에 부쳐졌으나 지금까지 5차례나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최초 1천억원에서 최근 2백52억원까지 떨어졌다.

회원권가격도 92년 개장 이후 2억원을 웃돌았지만 최근 1억1천만원선으로
곤두박질했다.

회원들이 추가출연을 감수하고 골프장 인수에 직접 나선 것은 제3자가
인수했을 경우 기존회원들의 권익을 보장받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기존회원들이 골프장 인수를 성사시키려면 험로를 지나야만 한다.

제3자가 3백억원 이상으로 응찰할 경우 기존회원들은 경락받기 쉽지 않다.

또 회원들중 일부는 개인사정으로 추가출연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경매가 신원CC의 토지 등 재산권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회원들의 인수 가능성은 있다.

제3자가 낙찰받더라도 회원들의 반발 등으로 영업권을 양수받지 못할 경우
골프장영업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경매집행기관인 수원지방법원은 입찰공고
에 명시하고 있다.

회원들도 사실상 채권자들중 하나라는 해석에 따른 것이다.

이재철위원장은 "그동안 국내 골프장 회원들의 권리가 너무 소홀히 취급
됐다"면서 "이번 결의가 회원들의 권익보호에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CC에 대한 제6차 경매는 오는 9월6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다.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