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아시아자동차 사기사건"에 휘말려 중단됐던 브라질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한다.

현대.기아 자동차부문 기획조정실은 27일 브라질 북동부 70만평에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브라질프로젝트"에 대한 정밀검토 결과 기아가
이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지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기아는 2001년부터 브라질에서 16인승 버스 "토픽"을 생산키로
하고 구체적 계획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에 들어갔다.

브라질 공장에 대한 투자규모는 약 2억달러 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체에 들어간 이후 자동차업계에서는 최대
규모의 해외투자자다.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브라질 자체 시장이 크고 남미시장 개척의 교두보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판단하고 이 사업을 재추진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아에 인수된 아시아자동차가 브라질 정부로부터 생산
허가를 받았고 아시아가 생산하던 토픽이 브라질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아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사업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브라질 정부가 해외의 투자 기업들에 주는 인센티브가 2000년 이후
에는 크게 줄어든다는 점도 올해안에 사업을 추진키로 결정한 이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조정실은 지난해 12월 현대가 기아를 인수한 이후 사업의 계속 진행
여부와 현대와 기아 가운데 누가 사업을 진행할 것인가를 놓고 검토작업을
벌여왔다.

기아는 우선 연 6만대 규모로 생산라인을 깔고 차종과 규모를 점차 확대해
수년내에 10만대로 생산규모를 늘려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올 연말께 국내 생산이 중단된 토픽의 유휴설비를 브라질로
반출하는 등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또 과거 사기사건에 휘말렸던 현지 법인 AMB는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고
판단, 해산하고 별도의 법인을 세워 사업을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관련 기획조정실 고위관계자는 "기존 법인을 해산할 경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지 주주들과의 마찰은 새로운 법인에 대한 출자시 혜택을
주는 등의 방법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 기아는 이 사업을 재추진 할 경우 관세혜택과 부지제공 등 브라질
정부가 부여하는 인센티브를 그대로 승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브라질정부도 투자 중단에 따른 과징금 2억1천만달러는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는 지난 96년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주 살바도르시에 5억달러를 투자,
70만평 규모의 자동차 공장을 짓기로 브라질 정부와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현지 법인 대표인 브라질 교포 전종진에 의한 사기사건에
휘말려 사업이 중단됐었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브라질 건설공장 추진일지 ]

<> 93년10월
아시아자동차 브라질 수출 시작

<> 96년2월
브라질정부에 합작공장 설립 승인 신청

<> 96년4월
브라질 정부에 합작공장 설립 승인
(관세혜택 공장부지 무상제공)

<> 96년5월
아시아자동차내 프로젝트팀 가동
타당성검토 시작

<> 97년1월
공장건설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합의

<> 97년6월
아시아 51%, 브라질지분 49%로 합작법인 설립

<> 98년2월
한국법원, 자본금 증자 결정

<> 98년3월
아시아자동차 수출채권 공중분해
(사기사건 발생)

<> 99년1월
검찰사건 발표로 공장추진 전면중단,
현대, 기아인수후 전면 재검토

<> 99년8월
현대, 기아 사업재추진 결정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