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이 미국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경고하고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린스펀의장은 지난 28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FRB 연례 "국제금융
정책" 회의 개막연설에서 "지난 5년간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는 지난 5년 사이에 4,000포인트에서 11,000포인트로
약 1백70%가량 뛰었다.

그린스펀은 "주가가 완만하게 움직일 경우 중앙은행(FRB)이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지만 주가의 단기급등으로 유동성 문제가 초래될 우려가 있을 때는
시장개입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시장개입"이란 용어를 쓴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그린스펀이 앞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주가
요인을 감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물론 금리의 연내 추가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가계의 재산에서 증권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주식의 정확한 내재가치를 파악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들의 "양떼근성(herd instinct)" 때문에 주가가 하찮은 재료에도
크게 출렁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거시경제 환경을 평가할 때 이제 상품과 용역의 흐름만 보아서는
곤란하다"며 "이는 대단히 어렵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린스펀은 신기술개발과 노동생산성 증가를 고려하면 최근의 주가상승은
이상할 게 없다는 월가의 분석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린스펀은 "신기술개발 등을 이유로 미국기업들이 수익률을 약 2%포인트
과대포장하는 등 재무상태를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그린스펀의 주가 과대평가에 대한 경고메시지와
추가 금리인상 시사에 영향을 받아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약세를 면치못했다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는 108.28포인트가 밀린 11,090.17을 기록했으며,
첨단주 중심의 나스닥도 2,758.90으로 15.72포인트 떨어졌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