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대우 역경''을 딛고 활력을 되찾고 있다.

주가는 지난주 82포인트(8.5%) 오르면서 1,000 고지를 40포인트 앞두고 있다

지난 6월이후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팔아오는데 치중하던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방향을 틀었다.

수익증권 환매사태로 몸살을 앓던 투자신탁회사도 기운을 차리고 ''사자''를
외치고 있다.

''쌍끌이 장세''가 돌아오고 있다는 기대감이 가득하다.

최대 악재였던 대우그룹 문제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결정으로 불확실성
이 크게 완화됐다.

게다가 경기회복과 그에 따른 기업실적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증시는 이제 2차 상승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과 함게 최대 매수세력으로 다시 등장한 투신권 펀드매니저의 전망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국경제신문이 "한경 펀드매니저 클럽" 멤버를 대상으로 증시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9월중 종합주가지수가 재차
1,0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 펀드매니저클럽"은 투신(운용)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의
주요 펀드매니저 20명으로 구성된 증시 전문가 집단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20명의 80%인 16명은 9월중 종합주가지수
최고치가 1,050이상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35%(7명)는 지난 7월9일의 연중 최고점인 1,027을 뚫고 1,1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 최저치로는 16명(80%)이 900선 이상이라고 대답했다.

지수 900선을 강력한 지지선으로 1,000대 돌파시도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펀드매니저들이 주가 1,000시대가 다시 열릴 것으로 전망하는 근거로는
금융시장 안정과 기업실적 개선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춘수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대우그룹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조치로
대우문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어 투자심리가 급격히 회복되고
있다"면서 1,100선까지 상승을 점쳤다.

대우사태에 대한 시장충격이 약화돼가고 있고 금융시장의 불안도 점진적으로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설명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주가가 대우악재에서 벗어나 재상승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밑거름은 경기회복 지속과 그에따른 기업 실적개선이라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김기환 마이다스에셋 이사는 "충분한 기간조정을 거친데다 기대이상으로
개선되고 있는 상장기업의 실적은 주가를 대세상승국면의 본궤도에 올려놓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결국 실물경제의 회복이 대우사태로 빚어진 금융불안을 잠재울 것이란
설명이다.

게다가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전망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는 증시수급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수익증권 환매사태로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취약해진 상태에서 외국인이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주가가 마냥 오르기만 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대우문제가 완전 해결되지 않은데다 투신사 주식형펀드의 만기도래,
금리불안, 투신권 구조조정문제 등의 악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이사는 "투신사 구조조정 문제가 잠재악재로 남아
있는 만큼 주가가 상승 본궤도에 오르려면 충분한 시간과 진통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영수 동양오리온투신 주식1팀장과 김영준 서울투신 주식1팀장은 "대우문제
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돌발악재가 나와 일시적으로 800대로 다시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이후 본격적으로 늘어난 주식형펀드가 9월이후 6개월이 경과돼
환매제한이 풀려 투신권이 환매압력을 받을 수 있다"(이창훈 삼성투신
주식팀장)는 점도 부담으로 지적됐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이 9월중 주가전망을 900~1,050의
박스권으로 예상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이같은 주가전망에 따라 900부근에서는 저점매수에 나서되
1,000부근에서는 금융시장 상황을 봐가며 신중하게 매매하겠다고 밝혔다.

장동헌 한국투신 주식1팀장은 "900부근에서는 매수, 1,000부근에서는
매도 전략을 구사하는 박스권 매매에 주력하겠다"고 전략을 말했다.

펀드매니저들은 9월중 주가상승을 이끌 주도종목군으로 일제히 반도체
전기전자 정보통신 관련주를 꼽았다.

이들은 모두 수출관련주다.

엔화강세 영향으로 수출관련기업의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란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박종규 LG투신운용 주식팀장은 "수출주도 기업과 실적호전 기업중 저평가된
종목을 집중 매수한뒤 장기보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공략종목으로 조사대상 펀드매니저의 65%(13명)가 삼성전자를
매수 1호 종목으로 지목했다.

반도체 D램가격의 상승세, 엔화강세 등으로 실적호전 기업의 대표주자라는
점이 투자포인트였다.

2위는 한국전력이었다.

통신망 매각, 경기상승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점이 부각됐다.

현대전자와 LG정보통신을 공략 1순위로 꼽은 사람도 3명이나 나왔다.

일반인들의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상승시 추격매수보다 조정국면을 이용해
우량주를 저점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영일 미래에셋 이사는 "장세보다는 종목위주로 투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호재 ]

- 대우계열 12사 워크아웃 진행-불확실성제거 금융시장 안정
- 엔화강세 지속-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 증가 기대
- 증권 등 3월말 결산법인 반기 실적발표-실적장세 가속
- 뮤추얼펀드 2조원 판매예정-증시자금 유입
- 북한의 미사일 발사 포기로 대북 관계 개선 기대

[ 악재 ]

- 추석자금수요 및 금리 두자릿수 지속-증시 자금 이탈 우려
- 에콰도르 위기-세계금융시장 불안
- 9월중 3조5천억원 국채 발행 계획-주식매수 기반 약화
- 투신구조조정 조기 가시화-대규모 환매사태 우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