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7일 석방돼 고국으로 돌아오는 재일동포 무기수 김희로(71)씨는
귀국후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없이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31년간 수감생활을 한 그는 사실상 무일푼.

어머니가 생전에 만들어 남겨둔 한복 20여벌과 지난 68년 야쿠자 살해와
인질극때 사용했던 총집과 탄피, 당시 여관주인에게 여관비로 주었다가
되돌려 받은 세이코 시계가 재산의 전부다.

그러나 고국의 따뜻한 인정이 준비돼 있다.

거처문제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부산에 아파트를 마련해 주기로 약속
했다고 후견인인 박삼중 스님이 밝혔다.

지난 91년 영화 "김의 전쟁"을 제작했던 한진흥업은 이 영화의 필름을
무료로 제공, 일반인들에게 상영한 뒤 여기서 생기는 수익을 김씨 후원금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밖에 김씨에게는 육필수기 원고료와 강연료, 방송출연료 등 상당한 수입
이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귀국후 자신의 인생역정을 수기로 쓸 계획인데 벌써부터 국내는 물론
일본의 출판사와 언론사들이 거액을 제시하며 원고확보 교섭에 나서고 있다.

삼중 스님은 "수기 인세와 원고료, 강연료 등으로도 김씨가 생활하는 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여 별도로 후원회를 조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