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에 나타난 주요 특징은 "주가 차별화"다.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현상이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9.3%올랐다.

반면 전기전자업종지수는 20.0% 뛰었다.

그러나 은행업종지수는 마이너스 6.0%를 기록했다.

종목별로 명암이 극명히 갈라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이번주 유망종목을 펀드매니저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20명중 19명이 반도체업종을 추천했다(8월 30일자)는 것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잘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13명은 삼성전자를 꼽았다.

특정한 그룹이나 종목에 매기가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모든 업종이 한꺼번에 뛰었다가 똑같이 내리막길을 걷던 올 상반기와는
뚜렷이 대별된다.

전문가들은 주가차별화가 나타나는 것은 실적장세가 본격화됐다는 것으로
풀이한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연구위원은 "증시의 펀더멘털이 실적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시장안에 불안요소들이 내재하고 있어 반도체와 같이
실적이 크게 호전되는 종목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차별화 실태 =반도체와 엔고수혜주 등이 시장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주 4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하며 대세상승을 이끌었다.

지난주 상승률은 21%.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배이상 뛰었다.

현대전자와 현대반도체도 마찬가지 모습이다.

엔고수혜주의 대표적 종목인 삼성전기와 현대자동차에도 역시 "사자"가
집중됐다.

삼성전기의 경우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며 지난주 10%가까이 올랐다.

현대차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빅5만 내에서도 차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포항제철 한국전력등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한국통신은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에도 못미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액면분할설로 한때 반짝했던 SK텔레콤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우그룹 워크아웃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있는 은행주도 마찬가지다.

현대증권은 은행주에 대해서는 중립의견을 제시했지만 국민은행 신한은행
주택은행에 대해서는 매수추천의견을 냈다.

<> 배경 =주가차별화가 나타나는 이유는 증시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상반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각 회사별로 성적표가 매겨졌다.

자연 될성부른 나무로 매기가 압축되고 있다.

금리상승등으로 금융장세가 마무리되고 있는 것도 주가차별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정된 자금으로 종목을 사려면 아무래도 보다 좋은 종목을 고르게 된다.

증시로 몰리는 자금도 예전같지 않다.

따라서 사더라도 좀더 나은 종목을 사자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증시내의 악재도 주가차별화를 일으키는 요소다.

불안한 장세일때는 아무래도 방어적 투자를 하게 된다.

이 경우 가장 확실한 담보인 "실적"을 중심으로 종목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투자전략 ="주식투자는 미인선발대회"라는 증시격언에 충실할 때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 혼자만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는 남들이 좋다고 여기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대우증권 이연구위원은 "실적장세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이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해내는 게 중요하다"며 "당분간 반도체나 엔고수혜주등 실적호전
이 확실한 종목들이 주도주로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