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유통가에 디자이너 멀티숍 바람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디자이너 멀티숍이란 한 매장안에 여러개의 디자이너 브랜드가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는 패션전문점을 말한다.

바이어가 자기 점포에서 팔릴만한 옷을 직접 고르고 사들인 후 다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기법으로 선진국에서는 백화점과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패션유통의 한 방식이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디자이너 멀티숍은 패션전문회사 F&F에서 운영중인
"콜렉티드(Collected)"와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만든 "갤러리아 디자이너
스트리트" 등이다.

미밖에 대형 백화점과 패션회사들도 비밀리에 전문점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디자이너 멀티숍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멀티숍 바람의 원조격인 콜렉티드는 약 반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3월
압구정동에 문을 열었다.

오픈전 F&F 콜렉티드 기획팀은 디자인 실력과 상업적 감각을 고루 갖춘
젊고 유능한 디자이너 발굴에 주력했다.

박지원, 정구호, 홍은주, 우영미, 심상보, 박병규 등 16명의 디자이너가
이 과정에서 선발된 1기 콜렉티드 멤버다.

기존에도 멀티숍이라는 간판을 내건 점포가 존재하긴 했지만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만을 취급하면서 판매자가 1백% 상품대금을 치루고 옷을 사오는 멀티숍
은 콜렉티드가 처음이었다.

"백화점 외에는 마땅한 판매루트를 찾지 못해 소비자에게 다가가지 못했던
디자이너들에게 전문점의 출현은 단비와도 같았다"고 디자이너 정구호씨는
밝히고 있다.

콜렉티드는 오픈 당시 "국내 디자이너 옷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겠는가"라는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 예상밖의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3월에는 하루 4백만원 정도였던 매출이 최근에는 평균 1천만원을 넘어섰다.

F&F의 김창수 사장은 "청소년들이 밀리오레와 같은 초저가 쇼핑몰을
좋아하듯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패션피플들은 콜렉티드에 주목한 것"
이라고 말했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