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 한자어권 독자를 잡아라"

글로벌 시대의 마지막 황금 시장.

구미 각국이 틈만 나면 비집고 들어가려는 중국 출판시장에 한국 출판사가
첫 교두보를 확보했다.

진명출판사(대표 안광용)가 중국의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대표 림영만)와
공동으로 양국 언어사전을 출간한 것이다.

두 출판사는 지난 27일 중국 옌지 송기호텔에서 "중한사전" "한중사전"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사전은 북한식 표제어나 일본사전 번역본과 달리 한국식 표제어를
공식채택한 첫 결실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편찬자는 강식진(50.부산대) 이상도(38.울산대) 남덕현(36.부산대)
곽수경(34.동아대)교수.

대표저자인 강식진 교수는 출판기념회에서"이번 사전 편찬을 위해
서울시스템과 함께 독자적인 한자코드와 다국어 폰트 입출력 시스템,
한자병음 자동입력 등 소프트웨어를개발했다"며 "표제어휘 10만개와 중국어
대역 30만조에 최신 경제.무역실무용어까지 꼼꼼하게 찾아 실었다"고
소개했다.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림영만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강교수에게 사전을
증정하고 "중국내 조선족뿐만 아니라 한족들도 양국어 사전 출간을 기다려
왔다"며 "두 출판사 차원을 넘어 양국간 협력사업을 더 한층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는 올 매출 15억원을 목표로 하는 중견 출판사.

직원은 31명이다.

96년 북경도서전에서 진명출판사와 인연을 맺은 뒤 "진명 비즈니스
일어회화" "영어회화" 등 50여종을 중국시장에 선보였다.

진명출판사 안광용 대표는 "세계 최초의 중국어 전산조판으로 만든 사전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학계와 출판문화계의 협력증진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양측 출판사 관계자와 공동저자, 문학예술계 인사, 홍성림
문화관광부 출판담당 사무관, 백종만 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 옌지=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