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 강세가 유가상승이라는 악재를 상쇄할 만한 위력을 지니고 있을까.

유가상승은 <>도입원유가 상승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와 <>제품단가 상승에
의한 소비자물가 상승 등으로 국내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반면 엔화가치 강세는 <>수출경합관계에 있는 일본제품의 가격을 상대적
으로 비싸게 만들고 <>일본수출상품의 가격인상에 따른 국내 수출상품의
추가적인 가격인상 효과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각 변수의 개별적인 효과다.

이 두 변수가 반대방향으로 작용할 경우 그 영향이 한국경제에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는 분명치 않다.

최근 엔화가치 강세가 과거에 비해 국내경제에 그다지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 신후식 연구위원은 "결국 유가상승과 엔고중 어느 변수가
오래 지속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1백8엔 이하에서 상당기간
머물지 않는한 한국경제가 특별히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 일본기업들의 수출가격전가율 둔화 =엔화가치 상승이 일본제품의
수출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는 비중(수출가격전가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1차 엔고기간(76년1월~78년10월)중 78%를 기록했던 이 비율은 2차, 3차를
거치는 동안 50% 이하로 떨어졌다.

그만큼 일본기업들의 가격대응능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향상됐다는 의미다.

특히 한국 수출상품과 가격경합 관계가 높은 소재 및 전기전자업종의 수출
가격 전가율은 각각 20.2%와 37.9%로서 상대적으로 낮다(98년 일본개발은행).

게다가 일본의 전체 상품생산중 해외 생산비중은 95년 기준으로 10% 수준에
육박했다.

내년쯤이면 15%선에 이를 전망이다.

해외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엔고의 영향을 덜 받게 돼 있다.

엔화변동에 의한 일본의 수출변동 효과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

<> 대일의존도 심화에 따른 수입폭증 =엔화가치의 절상은 대일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도 내포하고 있다.

한국은 총수입의 19.3%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이라 할 수 있는 전자 철강재 화학제품 등은 대일수입
의존도가 모두 30% 이상이다.

아직도 많은 부품과 소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경기가 회복될수록 대일적자 폭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 엔고의 지속여부도 불투명 =최근 엔고현상과 관련, 미국경제의 성장둔화
와 일본 경제의 회생 가능성이 국제자본의 물꼬를 일본 쪽으로 돌려 놨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일본 경제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올 1.4분기 소폭의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된 것은 대폭적인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인위적인 부양의
성격이 짙다.

현대경제연구원 양성수 연구원은 "엔고기조가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보기
힘들다"며 "엔고의 지속여부에도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