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및 금리상승, 그리고 수입급증으로 대변되는 최근의 경제상황은 향후
거시경제 운용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인지를 잘 보여 준다.

3가지 현상의 해법이 각각 상충되기 때문이다.

물가를 잡기 위한 첩경은 통화긴축이다.

하지만 통화 고삐를 조이자니 금리가 더 올라가게 된다.

수입급증을 억제하려면 원화를 절하해야 하는데 이 역시 수입물가를 자극
하는 문제가 초래된다.

게다가 물가와 무역수지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는 정책당국의
통제권 밖이다.

이 문제는 에너지 절약대책을 수립하는 길 외에 해법이 없다.

이래저래 경제운용의 수단이 극히 제한돼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내년부터는 이같은 경제운용의 "제약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설비투자의 회복이 내년에는 본격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수입수요가 한층 확대되고 자금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올해 경기회복에 따라 임금상승 요구도 커질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내년에는 인플레 압력이 올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중될
것이라는데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같은 사태에 미리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최근의 경제지표를 보다 신중하게
분석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