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유령 포케이몬의 미국대륙 침공"

일본 닌텐도가 어린이용 비디오 오락게임인 포케이몬이 미국대륙을 휩쓸고
있다.

"포켓(주머니)"과 "몬스터(유령)"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이 비디오게임의
주인공 이름이다.

한국에서는 "포켓몬스터"라고 불린다.

워싱턴포스트지는 포케이몬이 미 대륙 상륙작전을 끝내고 비디오게임 시장을
평정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각종 캐릭터 상품을 포함한 포케이몬의 매출액이 올해 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금액은 미국의 어린이 장난감 판매기록을 갈아치울 만한 규모다.

이 예상 매출액은 지난해 유아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텔레토비"
의 연간 매출액(8천3백만달러)의 8배가 넘는다.

또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다마고치"의 매출이 20개월간 8천만달러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그 열풍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포케이몬게임기(개당 28달러)는 올들어 지금까지 4백만개 이상 팔렸다.

영화 만화 공책 열쇠고리 인형 T셔츠 CD 포장지 등 1천여가지 상품에 대한
포케이몬 라이선스계약도 1백여건에 달한다.

43건이었던 지난 5월말에 비해 3개월만에 2배이상 증가했다.

포케이몬 열풍은 인터넷과 영화로도 번지고 있다.

포케이몬 웹사이트(www.Pokemon.com)에서는 연일 포케이몬 전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어린이 접속건수에서는 인터넷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누르고 가장
사랑받는 사이트로 부상했다.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만화영화 "포케이몬"(워너브러더스 제작)이
수주째 만화영화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한 만화비디오 "포케이몬:해변의 피카추(포케이몬에
등장하는 50여 캐릭터중 하나)"는 전체 비디오판매량에서 전국 1위에
올라섰다.

벌써부터 오는 11월 출시될 후속편 "포케이몬:메츄의 반격" 비디오에 대한
예약도 쇄도하고 있다.

관련 업계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놀이공 연 문구류를 생산하는 "그랜드 토이"의 경우 지난 6월부터 각종
상품에 포케이몬 캐릭터를 넣자 매출이 급증, 7월초 4.69달러였던 주가가
지난달 말 16.63달러로 2개월 사이에 3.5배나 뛰었다.

포케이몬 카드를 만드는 "위자드"라는 회사는 얼마전에 워싱턴시의
"게임키퍼"라는 장난감 체인점을 사들였다.

불티나게 팔리는 포케이몬 카드를 직판하기 위해서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e베이"는 인터넷 초기사이트에 포케이몬 전용 코너를
설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는 포케이몬에 밀려 울상을 짓고 있다.

영화 "스타워즈-에피소드"에 나온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상품의 시장 출시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초등학교에서 대학 일반성인에 이르기까지 포케이몬을 함께
즐기고 토론도 하는"포케이몬 동아리"가 생기는 등 포케이몬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매릴랜드대 로버트 H.스미스 경제학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포케이몬에 친근함과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라며 "포케이몬은
이제 미국사회의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