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처서가 지나 나만의 세계로 잠기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때는 솔티 독(Salty Dog)이 제격이다.

하이볼 잔이나 고블릿 잔의 테두리에 레몬즙을 바른 다음 소금을 묻히면
마치 성에가 낀 것같이 된다.

여기에 얼음 3~4조각과 2온스의 보드카를 넣고 그레이프 프루츠 주스를
부어 잔을 채운다.

스푼으로 가볍게 저은 다음 레몬 슬라이스 반쪽을 띄운다.

짭짤한 소금이 혀에 닿는가 하면 쌉쌀하고 시원한 맛이 어느새 목을 적신다.

슬며시 오르는 취기에 가만히 기대면 솔티 독의 멋을 느낄 수 있다.

솔티독은 "개성있는 사람"이라는 은어인데 초가을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기운을 솟게 한다.

가을에 잘 어울리는 칵테일의 고전 두가지를 소개한다.

진칵테일 고전의 하나인 마티니는 1920~30년대 우리나라 문인들이 즐기던
레시피로 오늘날에도 세계적으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양식을 먹을 때 애피타이저로 많이 애용된다.

3온스의 진과 1온스의 드라이 버무스를 얼음과 함께 셰이커 또는 믹싱
글라스에 넣고 충분히 혼합한 다음 마티니잔에 따른다.

나선형의 레몬 껍질과 올리브를 넣어 장식한다.

마티니는 상큼하고 쌉쌀해 한모금만 마셔도 침이 저절로 나면서 식욕을
돋운다.

디저트로 가장 많이 애용되는 칵테일은 브랜디를 베이스로 한 브랜디
알렉산더(Brandy Alexander)다.

1.5온스의 브랜디, 1.5온스의 생크림, 1온스의 크림 드 카카오(Cream de
Cacaco)를 얼음 조각과 함께 셰이커에 넣고 충분히 흔들어 섞는다.

이것을 냉장된 칵테일 글라스에 따라 마신다.

이 칵테일을 마시면 단 맛과 고소한 맛 그리고 부드러운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브랜디의 은근한 취기는 식후 분위기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브랜디 알렉산더는 디저트의 황제답게 두 자매를 거느리고 있다.

크림 드 카카오 대신 크림 드 멘트(Cream de Menthe)를 넣은 것은 박하향이
짙게 나며 갈루아(Kahlua)를 넣은 것은 약한 커피 향이 난다.

고즈넉한 주말 저녁 아내가 요리하는 사이에 남편이 장식장에 있는 몇몇
칵테일 베이스를 적절히 섞어 애피타이저나 디저트 칵테일을 만들어 식탁에
내놓으면 가을밤처럼 정이 깊어진다.

이종기 < 두산씨그램 공장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