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주민투표 결과 독립을 지지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코피 아난 유엔(국제연합) 사무총장이 4일 공식 발표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이날 긴급 소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투표자의
78.5%(34만4천580명)가 독립을 지지했으며 자치는 21.5%(9만4천388)를 얻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로써 동티모르는 3백여년간의 포르투갈 식민지배와 24년동안의
인도네시아 통치에서 벗어나 독립국으로 새 출발할 수 있게 됐다.

독립을 선포하려면 인도네시아 국회의 인준이 필요하다.

BJ 하비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동티모르 주민투표 결과를 수용하겠
다고 밝혀 국회 인준도 무난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민투표에는 자치를 주장하는 친인도네시 민병대의 테러위협에도
불구하고 전체 유권자 45만1천792명 가운데 98.6%가 투표에 참가했다.

동티모르 독립운동가 자나나 구수마오는 폭력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동티모르에 유엔 평화유지군을 즉각 파견해 줄 것을 유엔 안보리에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그를 오는 8일경 석방키로 했다.

민병대의 테러를 우려해 주민들이 대거 빠져나간 동티모르의 주도 딜리는
투표결과가 나온 뒤에도 조용한 분위기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한편 동티모르 독립 반대파가 5일 주민 1백50명 이상을 무차별 살해하자
독립 지지파가 무장투쟁 재개를 다짐하는 등 동티모르 사태가 내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