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이 창당될 경우 김대중 대통령이 당무일선에서 물러나 국정개혁과
위기관리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DJ 2선 후퇴론"이 국민회의 내부에서 처음
으로 제기됐다.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국민회의 의원 연수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지금까지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역량을 발휘했지만 직접 정치일선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명예총재로 후퇴하는게 바람직하다"(김명섭 의원)는 발언이 나왔다
고 이영일 대변인이 전했다.

또 "재벌이 오너체제를 청산해야 하듯 정당의 오너체제도 극복해야 하며
이를위해 신당은 집단지도체제가 바람직하다"(박범진 의원)는 주장도 있었다
고 이 대변인은 밝혔다.

이날 토론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러나 토론과정에서 ''DJ 2선 후퇴론''이 나오자 조세형 상임고문이 "대통령
에게 총재를 그만두라는 것은 여당을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일축하며 진화
에 나서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 신당창당에 대한 문제제기 =의원들은 주로 ''상향식 공천'' 등 당내
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데 초점을 두고 발언했다.

한 의원은 "당이 얼굴만 바꾼다고 해서 신당이 되는 것이 아니다"며 "당
운영이 민주화 될 때 새롭게 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지도부가 공정한 공천 기준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누가
실세냐 누가 가신이냐를 공천기준으로 본다"며 "가신이냐 실세냐라는 논의가
사라질 때 당내 민주화가 이뤄진다"고 당지도부에 일침을 놨다.

또 다른 의원은 "인물에 연연하는 신당창당을 추구하기 보다는 정책과
체제와 구조를 바꾸는 신당창당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깜짝 놀랄만한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는 당 지도부를 경선을
통해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미국과 영국에선 당명을 바꾸지 않고 정강정책만 바꿔 선거에서
승리한 사례가 있다" "지식 정보 문화중심의 정체성을 갖는 당명을 만들어야
21세기에 지속적인 생명력을 갖는 당이 될 것이다"는 지적도 나왔다.

<> 중선거구제에 대한 불만 =중선거구제를 당론으로 정한 당지도부에 항의
하는 의원들이 많았다.

한 의원은 "중대선거구제가 왜 돈 안드는 선거가 되고 전국정당이 되는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그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결과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또 다른 의원도 "정치개혁 명분이 고비용저효율을 극복하고 망국적
지역감정을 청산하는데 있는데 선거제도를 바꾼다고 해서 이러한 목적을 다
달성할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며 "중선거구제 회의론"을 제기
했다.

이밖에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후보를 동시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달라"
"의원들을 상대로 중선거구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자" "전국구의원이
입각하면 의원직을 자동사퇴해야 한다"는 요구와 "중대선거구제가 바람직
하지만 선거구를 구성하는 소지역간 갈등을 막기는 곤란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물론 "대통령과 개혁노선을 같이 하며 의원들과 국민들을 상대로 중선거구제
지지 설득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소수였다.

<> 재벌개혁에 대한 자성론 =당이 반성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중진의원은 "요즘 정부 여당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은데 이것은 국민들
에게 개혁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한데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도 재벌개혁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들이 많다"며
"재벌개혁에 대해 당이 확실한 소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최명수 기자 meson@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