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서기까지는 본인의 투지가
큰 몫이었지만 가장 먼저 골프채를 잡게 하고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뒷받침을
한 조연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김미현의 오늘을 빛낸 조연 가운데 단연 미국 현지에서 고락을 함께 하고
있는 부모 김정길 왕선행씨, 골프에 입문하도록 한 큰아버지 김수길씨가
손꼽힌다.

또 김미현을 재정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한 스폰서 한별텔레콤의 신민구
사장, 인터넷을 통해 김미현 팬클럽을 조직할 정도의 열성적인 팬들, 그리고
투어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수시로 격려한 펄신도 들 수 있다.

김미현의 부모는 딸을 정상의 골프선수로 키우기 위해 부산에서 인천으로의
이사도 마다하지 않았고 미국현지에서도 헌신적 뒤바라지를 했다.

부친 김정길씨는 갤러리로 18홀을 도는 고된 일정을 끝내고는 다시 중고
밴의 운전기사로서 ''고역''을 자청했다.

딸이 조금이라도 좋은 컨디션에서 경기를 할 수만 있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흔쾌히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이 부모의 생각이었다.

큰 아버지 김수길씨도 큰 몫을 했다.

김미현이 초등학교 6년때 가축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던 김수길씨는 취미
삼아 조카에게 골프채를 들게 했고 자질을 발견, 동생인 김정길씨 부부를
설득해 김미현을 골프선수로 육성토록 했다.

큰아버지의 안목이 없었다면 오늘의 김미현이 있을수 없었던 것이다.

대회 2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경기를 한 펄신도 같은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대선배로서 LPGA 투어에서 동료들과 어울리는 방법, 경기를 운영하는 요령
등을 수시로 조언해 주는 성실한 조연자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