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명 : ''애니메이션의 천재 디즈니의 비밀''
저자 : 데이비드 코에닉
출판사 : 현대미디어
가격 : 10,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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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패니메이션이 뒤를 바짝 쫓고 있지만 월트 디즈니사는 여전히 만화
영화 제국이다.

지난 여름 극장에서 상영된 타잔을 비롯,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등으로
이어지는 디즈니 연보를 슬쩍 들여다보면 이러한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월트 디즈니사가 지난 80여년 동안 애니메이션 왕국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무엇일까.

"애니메이션의 천재 디즈니의 비밀"(데이비드 코에닉 저, 현대미디어,
1만원)은 디즈니사의 역사를 종횡으로 훑으며 이에 대한 해답을 모색한다.

20년대 제작된 백설공주에서 최근의 포카혼타스에 이르기까지 걸작 만화영화
30여편의 제작과정을 통해 디즈니 성공신화의 베일을 벗긴다.

저자는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월트 디즈니의 성공보다는 디즈니가 폐기한
아이디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테마파크전략 등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뒷
이야기를 통해 디즈니만의 성공코드를 밝혀냈다.

현직 잡지사 선임 편집자인 저자는 이미 디즈니랜드의 성공을 다룬 "마우스
테일(Mouse Tale)"로 베스트작가가 된 인물.

그가 밝혀낸 디즈니사의 성공비결은 창립자의 천재성.

"디즈니는 대중들과 똑같은 입맛을 갖고 있었으며 무엇이 그들을 흥분시키고
웃고 울리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디즈니는 언제 어디서나 상대가 하는 말을 귀기울여 들어주며 나중에도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완벽히 기억해냈다.

그는 누구나 아는 동화나 옛날얘기를 자신만의 만화로 꾸밀 수 있는 천재성
을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와 "작은 백설공주" 가운데 어느쪽이 원제일까.

전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미 월트 디즈니가 들려주는 동화에 푹 빠진
경우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는 본래 야콥 그림과 빌헬름 그림형제의 동화집에
나오는 "작은 백설공주"를 영화화 한 것이다.

"오늘날 디즈니사의 영향력은 원작과 만화영화를 혼동하게 할 만큼 막강
하다"

"장애가 되는 논리가 있다면 그것을 무시하고 엔터테인먼트를 구하라"를
신조로 삼을 만큼 시각적 영향력과 감정을 강조한 것도 디즈니의 또 다른
경쟁력.

스토리를 엔터테인먼트의 부차물로 간주한 디즈니의 신조는 이야기 서술구조
상에서는 모순을 드러내지만 이를 상쇄하는 재미를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라이온 킹"의 스크린 크레디트에 작가 이름이 28명이나 보이는 것이나
신데렐라의 야회용 드레스를 계모와 이복 자매들이 갈가리 찢어놓은 식으로
각본을 쓴 것도 이 때문이었다고 저자는 밝힌다.

"모든 사람이 결말을 알고 있는 동화를 소재를 삼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결국 그들을 놀라게하는 수 밖에 없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저자가 분석한 디즈니의 전략을 고전 만화영화부터
최근의 작품에까지 대입, 만화영화를 즐길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준다는
점이다.

저자는 작품마다 원작과 디즈니 버전을 비교해 동화가 애니메이션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 아들과 아름다운 세딸을 둔 부유한 상인 이야기인 "미녀와 야수"가
영화에서는 아버지는 노쇠한 발명가로 바뀌고 여주인공 벨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조리 뺀 사실 등을 통해 제작비와 엔터테인먼트 사이에서 절묘하게 접점을
찾는 디즈니의 모습을 비춘다.

작품 말미에서는 만화영화가 테마파크에 정착되는 과정을 통해 애니메이션들
의 문화산업적 가치를 부각시킨다.

저자는 "애니메이션은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오랜 세월동안 수익이
적고 작업기간이 너무 길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디즈니는 오직
최고의 제품을 만들때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 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