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8일 가진 김대중 대통령과 6~30대 그룹 대표간에 가진 청와대 간담회
를 계기로 대기업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은 "간담회 합의문에는 기존의 재벌
정책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염두에 둔 미래지향적인 항목이 많이
담겼다"면서 "재계로서도 상응하는 실천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안들이 포함돼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합의문은 대기업 개혁의 원칙을 다시 한번 천명하고 기업과 정부가
할 일을 구체적으로 명시한게 특징이다.

재계는 특히 합의문 곳곳에 정부와 재계의 역할을 분명히 명시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의 원활한 외자유치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제도
개선에 적극 노력한다고 명시했으며 과학 및 생산 기술인력의 육성과 기업의
신기술 투자 및 품질 향상 노력을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개혁을 일방적으로 압박하는 톤의 예전
합의문과 달리 이번에는 정부와 재계가 함께 노력해 어떻게 경제 체질를
강화할 수 있느냐에 대한 내용이 많아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정부내에 대기업에 대한 인식변화가 있다는 섣부른 기대도 적지 않다.

실제 합의문에서는 정부와 재계간 협력의 필요성이 잘 드러나 있다.

기술 개발 인재육성 중소기업지원 근로자 복지증진측면에서 정부와 재계가
구체적으로 어떻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분명히 명시돼 있다.

정부의 경제 정책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정도이다.

재계는 청와대 간담회를 계기로 정부와 재계가 대립적 관계에서 벗어나
서로 협조하며 대기업 개혁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의 전방위 재계 압박으로 빚어진 경영인 사기 저하현상이
해소돼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길 희망했다.

물론 재계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당근"일뿐 정책 기조에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재계는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간담회 결과에 대해 협의
하고 앞으로 개혁에 적극 동참하기로 결의를 다질 계획이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