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이 취약한 한국의 데이터 통신장비 기술을 한단계 높였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MPLS를 개발한
미디어링크의 하정률(37) 사장.

그는 특히 돈이 많이 들어가는 ATM교환기 쪽에 손을 댄 몇 안되는
벤처기업인중 하나다.

지난 97년1월 창업한 이후 교환기 스위치 등의 개발에만 60억원을
투자했다.

LG창업투자 등 5개 창투사로부터 유치한 30억원의 자금도 모두 기술개발에
쏟아부었다.

그 결실이 국내 최초 MPLS개발로 맺어진 것.

"매출을 올려 그 돈으로 투자하려면 이미 늦습니다. 우선 투자가 먼저지요"

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택에 지난해 30억원에 그쳤던 매출이
올해엔 1백20억원으로 4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기술력에 관한 한 한국 벤처기업이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하는 하 사장은 그러나 벤처기업의 경영방식이나 지원제도 등 "인프라"가
아쉽다고 말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자공학 석사를 받고 한국종합기술금융(KTB)
에서 10년간 심사역으로 근무했던 그는 한국 벤처기업의 "벤처 문화"를
정립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