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빈 < 한국여성세무사회 회장 >

한국에서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때는 1945년 해방이후부터다.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편이다.

이런 사회구조 등으로 인해 여성의 사회진출도 더디게 이뤄졌다.

여성세무사 수는 지난 80년 이양자 세무사가 개업한 이래 하나 둘씩 늘어
86년엔 13명에 달했다.

이 13명이 모여 한국여성세무사회를 결성했다.

처음에는 친목위주의 단체였다.

그러나 이제는 88명의 개업세무사가 회원으로 있는 조직으로 발전했다.

친목은 물론 정보교환 조세제도연구개발 사례연구발표 등 해마다 정기적으로
총회를 갖는 등 상호 협력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 여성단체협의회에도 가입해 전문직 여성단체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여성세무사들이 누릴 수 있는 이점도 다양하다.

첫째 여성세무사들은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동등한 조건에서 자격을
취득했기 때문에 "꿀릴 것"이 없다.

전문직 종사자로서 능력에 따라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

대부분 여성세무사들은 국세청과 납세자의 중간 위치에서 납세자들의 올바른
납세의식을 고취시키며 국가의 세수증대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둘째 교사직 또는 사무직 여성들처럼 틀에 짜여진 시간속에서 생활하고
정년제도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재량껏 시간을 조절하면서 가정살림도 꾸릴 수 있다.

정년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셋째 여성세무사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예전에는 남성들이 재산권이 쥐고 있던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러니 남편이 사망하는 바람에 갑자기 재산을 상속받은 여성들은 재산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몰라 당황하곤 했다.

이들에겐 남성세무사보다 다가가기에 편안하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여성세무사를 원할 수 있다.

또 최근들어선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수준으로 재산권을 행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여성세무사를 찾는 고객이 자연 늘어날 수밖에 없다.

넷째 여성세무사들은 남성보다 꼼꼼하게 일 처리를 한다.

세세한 부분까지 차근차근 챙겨줄 수 있어 한 번 관계를 맺은 거래처는
거래를 계속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소개해주기까지 한다.

다섯째 전체 4천여명의 세무사 가운데 소득세 납부세액의 크기가 5위권 안에
드는 여성세무사(이태야 세무사)가 있다는 것은 세무사라는 직업이 여성에게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성세무사의 탁월성을 증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성세무사들은 오늘도 세법전을 들고 조세제도를 연구하며 납세자들의
권익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