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바람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다.

90년대초 불었던 벤처바람이 극소수의 성공적 기업을 만들어 내는데
그쳤다면 지금의 열기는 기존 혹은 신생 벤처기업을 가리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그 이면에는 지난 몇년동안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제도를 다양하게
변화시킨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돼 있다.

코스닥시장의 활성화, 스톡옵션제도의 도입, 주식분할의 허용 등은 이러한
제도 변화중 가장 주된 세가지 축이다.

이러한 제도 변화가 그 기반이 되기는 했지만 지금의 벤처열풍을 일으킨
가장 직접적 요인은 결국 "저금리에 의한 증시활황"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타의로 인한 IMF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시행한 저금리 정책
이 증시를 활성화시켰고 증시 활성화가 어려운 벤처기업들을 살려내고 성공적
인 벤처기업가를 만들어 내고 이를 본 많은 젊은이들이 벤처창업에 뛰어 드는
하나의 선순환을 이뤄냈다.

이는 벤처기업에겐 정부의 자금 지원같은 직접 지원 정책보다 간접 환경조성
프로그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아울러 벤처 열풍이 휩쓸고 지난 자리를 정돈하는 것도 우리가 유의해서
진행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분명히 벤처 바람은 제도의 악용, 껍데기 벤처 등도 남길 것이다.

이를 보고 사람들은 제도상의 미비함을 탓하고 더 이상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도록 두고 봐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이런 비난을 의식해 새로운 규제안을 만들기 시작한다면 이는
과거의 규제책을 답습하는 것과 다를 바 없고 모처럼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여러 형태의 벤처펀드 조성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동안의 자금지원책보다 많이 발전된 형태이다.

하지만 그런 직접 지원책보다도 스톡옵션의 회계처리문제 등과 같은 주변
제도 개선에 의한 환경조성이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다.

벤처바람의 부작용도 마찬가지다.

모든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규제를 위한 규제를 만들기 보다는 일부
역기능이 있음을 인정하되 이를 최소화 하고 긍정적인 순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