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오페라"

프랑스 극단 레 그룸(Les Grooms)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적"을 유머와
위트로 패러디한 "공원의 마술피리(The Tragic Flute)"를 11~12일 이틀간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 선보인다.

레 그룸은 "벨 보이"라는 뜻.

트럼펫 색소폰, 그리고 트럼본 연주자 등 8명으로 구성된 군악 팡파르
연주단이다.

지난 91년 프랑스 연극연합회에서 독립한 이 극단은 연주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펼치는 독특한 이미지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장소와 관중들의 반응에서 오는 영감으로 정해진 프로그램이나 특별한
연출에 상관없이 군중들과 호흡을 함께 한다.

98 프랑스 월드컵, 일본 요코하마 축제, 휴스턴에서 열렸던 프랑스혁명
2백주년 기념행사 등 세계 각지의 공연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공연을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서울연극제 해외 초청작으로 국내 관객들을 찾은 그룸은 대학로 거리에서
코미디와 음악을 섞어 "음악으로 웃기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르네상스 음악에서 출발, 스트라빈스키의 고전음악과 일본 중국 유태음악
등 전세계 음악을 두루 섭렵한 후 록 재즈 살사 등 현대음악으로 축제분위기
를 돋운다.

특히 그들은 자신들이 새롭게 각색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적"을 거리로
불러낸다.

그룸의 연주 속에서 오페라는 화려한 가면을 내던지고 거리의 관객과
만난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오페라가 브라스 밴드에 맞춰 눈앞에서 마당극처럼
펼쳐지는 광경을 감상하며 한바탕 신나게 웃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후 5시30분.

(02)3673-2561

< 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