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일본 경제기획청은 9일 올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보다 0.2% 증가,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율로는 0.9% 성장했다.

이에따라 일본 정부의 올 성장목표치인 0.5%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경제가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나타내기는 지난 97년 1.4분기 이후
2년3개월만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2.4분기 성장률을 마이너스 0.2% 가량으로 전망, 경기의
본격적인 바닥탈출에 다소 비관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자 엔화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주가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니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6.18엔 오른 17,677.56엔으로 장을 마쳤고
엔화가치는 오후3시현재 달러당 1백9.14엔으로 치솟았다.


<>배경과 의미 =2.4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깨고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작년의
대규모 경기부양 효과가 가시화되고 주택투자와 개인소비가 대폭 신장된데
힘입은 것이다.

특히 주택투자는 감세조치 덕분에 활기를 띠면서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2.4분기중 주택투자 증가율은 59년의 15.6%보다 높은 16.1%를 기록,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민간소비도 0.8%가 증가해 2분기 연속 플러스 증가세를 기록했다.

90년대들어 극도로 위축됐던 내수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사카키바라 요시토는 "견조한 민간소비
증가세는 일본경제가 뚜렷한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2.4분기중 설비투자와 공공투자는 나란히 4%씩 감소했다.

공공투자가 줄어든 것은 경기부양을 위한 투자가 전분기에 몰렸던 때문이다.

문제는 일본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당분간 설비투자가 회복되기는 어렵고 실업률도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아직은 불안한 경기회복인 셈이다.


<>경기전망 =2.4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연간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0.5%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아직은 내수를 기반으로한 민간위주의 회복세가 아니라는 점에서
일본 경제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따라서 내년 이후의 공공투자 감소에 대비, 제2차 추경예산편성 등 추가
경기대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책당국자들도 추가 경기부양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오부치 게이조 총리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취약해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올 하반기중에 5천억엔의 투입,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HSBC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피터 모건은 "내수가 되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동반될 경우 일본 경제는 본격적인 상승궤도에
안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 영향 =일본의 경기회복세가 한층 가시화됨에 따라 국제자본의
일본행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증시로 해외자금이 몰려들면 자연스럽게 엔화 수요가 늘어나 엔화가치
는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강세와 엔고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의 투자매니저 히가시다 마사아키는 "강한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주가상승세가 예상된다"면서 "엔고현상도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악재로
작용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엔화가치 추이는 일본 중앙은행의 시장개입 여부가 최대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