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의 조정장세마 마무리되고 있는 것일까.

엔화강세 바람을 타고 주가 움직임이 한결 가벼워졌다.

주변여건이 불투명한 가운데 10일 주가가 960고지에 가볍게 안착하자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엔화강세가 정착되고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경우 외국인을
비롯한 매수세가 살아나 주가는 전고점(1,052. 장중기준)을 뚫고 사상최고치
(1,138)에 도전해 볼 수 있다.

반면 대우그룹 문제가 매끄럽게 해소되지 않고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할
경우 발목이 잡혀 다시 900선 근처까지 되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지난 7월중순부터 시작된 조정국면이 2개월 동안 지속됐기 때문에
상승에 대비해 보유주식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다수설을 이루고
있다.

<> 상승반전을 가능케 하는 요소 =엔화강세 기조의 정착이다.

일본의 2.4분기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이 예상(-0.3~-0.1%)보다 훨씬 높은
0.2%로 발표됐다.

일본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7엔까지 하락(엔화가치상승)했다.

10일에는 일본의 중앙은행인 BOJ의 개입으로 환율이 올랐지만 기조적으로는
1백5엔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병익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
운용2팀장).

무디스도 9월중에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으로 분석된다
(모건스탠리증권 관계자).

그렇게 될 경우 소강상태를 보이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이 10일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은행주를 "사자"에 나선 것도 이런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박정구 새턴투자자문 사장은 "대우문제로 인해 은행 증권 보험주들이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대우채권의 상각을 감안하더라도 싸게 보이는
금융주들이 많은 만큼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는 복병 =금리의 고공행진, 불투명한 대우그룹
문제해결, 점점 꼬여가는 투자신탁(운용)유동성위기가 상승반전의 발목을
잡는 복병들이다.

이들 요소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얽히고 설켜 있다는 점에서 쉽게 해결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마침 추석자금수요가 겹쳐 있다.

연10.4%대에 머물고 있는 회사채수익률이 한자리수로 떨어지기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대우그룹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외국은행들이 재벌들에 대한 대출회수에
나서고 있는 것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무보증 대우채권의 지급비율이 50%에서 80%로 높아지는 11월초에 일부 투신
(운용)사들이 심각한 유동성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주가전망 및 투자전략 =김기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이사는 "펀더멘탈이
나 주가수준으로 볼 때 지수는 추가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증시
여건이 불투명해 주가전망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시세에 맡기고 주가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법인부 차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종목에서 실적이
호전되는 중소형우량주로 매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종합주가지수가 전고점
(978. 장중기준)을 상향돌파할 경우 주가 1,000시대는 다시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종합주가지수가 980선을 돌파하느냐를 지켜보면서 엔화강세의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철강 유화 조선업종의 대표주를 중심으로 제한된 종목위주의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주가 1,000시대가 다시 열리더라도 실적가치를 중시하는 주가차별화는 더욱
심화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