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고유가시대가 임박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올들어 배럴당 13달러(1백30%)나 폭등, 23달러를 넘어섰다.

이에따라 고유가의 경계선인 배럴당 25달러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국제유가흐름을 선도하는 WTI(미서부텍사스 중질유) 10월물은 9일 전날보다
54센트 오른 배럴당 23.2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7년 2월이후 30개월만의 최고치다.

작년말의 배럴당 10달러선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WTI와 함께 역시 국제기준유가로 활용되고 있는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도 전날보다 77센트 오른 배럴당 23.04달러에 거래됐다.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평균유가는 배럴당 21달러를 돌파, 이달
들어서만도 벌써 2달러 가까이 올랐다.

이날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량이 20개월만에 최저로 줄어들었다는 소식으로
올랐다.

미석유협회는 원유수입량 감소및 정유량 증가로 지난주말 현재 원유재고가
1주전에 비해 6백만배럴 줄어든 3억1천1백만배럴에 그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의 근본적인 요인은 세게의 원유수급상황의 급변이다.

국제석유수출구기구(OPEC) 등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공급은 주는데 세계경기
회복으로 수요는 늘고 있어 유가가 오르고 있다.

지난 1.4분기까지만 해도 국제원유시장은 과잉공급 상태였다.

하루평균 세계 원유소비량이 6천8백만배럴인데 반해 공급은 7천만배럴을
넘었다.

그러나 지난 3월 OPEC이 산유량을 감산키로 합의하고, 이를 전례없이
충실하게 준수함으로써 과잉공급상황이 상당히 해소됐다.

지난 2-3개월 동안에는 산유국의 원유재고도 대부분 소진돼 지금은 수요와
공급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

이때문에 오는 4.4분기부터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의 석유장관들은 내년 3월까지
감산이 계획대로 이행될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감산은 지속중이고 경기회복으로 원유수요는 늘고
있어 국제원유시장의 공급부족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원유성수기인 겨울철마저 다가오고 있어 이 가능성은 한층 높다.

OPEC는 내년 3월까지 지금의 산유량감축(하루 5백만배럴)을 지속할
게획이다.

최근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의 석유장관들은 내년 3월까지
감산이 계획대로 이행될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최근의 추세를 감안하면 유가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위스콘신주 밀워키 석유연구소의 조지 개스퍼 이사는 "OPEC이 감산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연말에 국제유가는 25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상난동으로 포근했던 지난 겨울과 달리 올 겨울에 추위가
닥치면 25달러선은 금방 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오는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OPEC석유장관회담이 향후
국제유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OPEC이 감산을 내년 3월 이후에도 지속한다고 결의할 경우
유가상승폭은 한층 가파르게 전개될 전망이다.

물론 유가하락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는 소수의견이다.

이란의 원유문제 전문가 가니미 파드는 "유가의 속성은 불안정"이라며
만약 OPEC회원국중 한 국가가 감산정책을 포기한다면 유가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 김재창 기자 char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