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신즈의 성공 신화는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가.

출범 8개월 만에 미국 PC 소매시장 3위 부상.

PC 1백30만대 판매.

세계 2위 PC 생간업체 등극...

삼보컴퓨터와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KDS)가 합작으로 미국에 세운 PC판매
법인 이머신즈의 성적표다.

초기 자본금 4백만달러이던 이머신즈는 이달 초 미국 최대의 인터넷서비스
업체 AOL 등 17개 업체로 부터 모두 1억1천9백5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유치,
10월 나스닥시장에 상장된다.

설립 1년도 안돼 나스닥시장에 오르고 매출 10억달러를 달성하는 신화를
한국의 삼보컴퓨터와 KDS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머신즈의 성공은 철저한 마케팅의 승리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시장의 저가 PC시장 바람을 재빨리 감지해 초저가 제품을 먼저 내놔
주도권을 잡았고 <>현지 시장을 잘 아는 마케팅 전문가(스티븐 더커 이머신즈
사장)를 영입해 적절한 판매전략을 수립했으며 <>AOL과 제휴해 프리PC
판매방식을 내놓는 등 시장에 앞서 적응했다는 것이다.

이머신즈가 출범한 98년 하반기는 국내업계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97년 2백만대였던 PC시장 규모가 98년 1백10만대로 줄어들 정도였다.

삼보컴퓨터는 해외시장을 돌파구로 삼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모니터 전문업체 KDS와
손잡았다.

KDS는 미국 모니터 시장에서 6~7위를 차지하고 있던 모니터 수출 전문업체
다.

이머신즈는 초기 제품으로 저가 PC를 택했다.

"완제품 가격부터 정해놓고 다른 요소를 이에 맞추는, 거의 무모해 보이는
전략이었다"(정철 부사장).

먼저 3백99달러-4백99달러(모니터 별도)짜리 초저가 제품(e타워)을
내놓으면서 미국 PC시장을 단기간에 장악해 들어갔다.

당시만 해도 1천달러 미만이면 저가 PC로 받아들여졌으나 단번에 그 절반
이하로 값을 낮춘 것이다.

현지시장을 잘 아는 전문가도 영입했다.

스티븐 더커 이머신즈 사장은 미국 최고의 PC유통업체 컴프USA의 부사장을
지낸 유통 전문가.

그는 이윤을 줄이는 대신 매장에서의 판매 회전율을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이로 인해 e타워는 주요 PC 유통업체들이 가장 팔고 싶어하는 상품으로
떠올랐다.

미국 최고의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AOL과 손잡고 프리PC 판매를 시작한 점도
큰 힘이 됐다.

삼보컴퓨터의 세계시장 공략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 유럽 중국으로 이어진다.

중국 센양에 연간 3백만대 규모의 PC 생산기지를 만들어 수출 전초기지로
삼았으며 네덜란드에도 연산 1백20만대 규모의 공장을 세웠다.

일본시장에는 현지업체 소텍을 통해 급속도로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