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가 일선 은행의 수입신용장(LC) 개설 기피로 핵심부품 수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채권단이 수입LC 한도 확대를 결의했지만 대부분 은행들이
이를 기피하고 있어 수입부품 조달차질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이 우려된다고
12일 밝혔다.

대우 관계자는 "해외 거래선들이 외상 거래를 거절하고 LC 거래를 고집하며
예정된 날짜에 부품을 선적하지 않고 있다"며 "3백여종에 달하는 해외부품
조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LC가 발급되거나 거래선을 설득해 납품이 이뤄지더라도 생산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항공편으로 다급하게 부품을 실어 날라야 하는
실정이어서 운송단가가 평소의 수십배에 이르고 있다.

대우 관계자는 "GM의 호주 자회사인 홀덴사의 엔진을 호주에서 비행기로
들여오는데 개당 20만원 가량의 운송비용이 들었다"며 "평소대로 선박으로
들여왔으면 단가가 1만원도 안됐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이 관계자는 "델파이사가 납품하는 엔진부품도 최근 비행기로 겨우
들여올 수 있었다"며 "해외부품 들여오기가 마치 긴급 공수 작전을
방불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초로 예정됐던 GMPT사의 트랜스미션 선적은 며칠이 지나 겨우
이뤄지기도했다.

이 부품은 조달 차질이 생기면 곧바로 생산 중단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핵심부품들이다.

대우는 "최근 국내외 수요가 늘어 부품 도입량을 오히려 늘려야 할
판인데 LC 개설이 안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번 주초까지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다음달부터는 자동차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고 내다봤다.

김정호 기자 jh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