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간 베를린 회담의 막판 고비는 회담 넷째날인 지난 11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셋째날 회의까지 양측은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며 신경전을 벌인 끝에
미국이 넷째날 회의에서 먼저 제재해제 의사를 밝힘으로써 돌파구가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베를린 회담에 앞서 북한을 적성국 교역법상의 적국에서 해제할 수
있다는 자체 협상안을 마련해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 북한의 미사일발사 잠정중단(모라토리엄)을 끌어내기 위해 회담 초반
북한과 지리한 탐색전을 벌였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북측은 거꾸로 제재해제 약속이 선행되야 미사일 문제 등에 대한 신의있는
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11일 회담의 돌파구는 북한에게 문서의 형태로 미사일 발사 중단
(모라토리엄)을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한 미국이 이를
철회하면서 급진전됐다.

미국은 북한측에 광범위한 경제제재 해제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전달
하고 대신 합의문에 미사일 발사중지를 우회적으로나마 표현해줄 것을 요구
했다.

이에 북한은 "태평양지역의 평화안보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분위기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는 표현을 합의문에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