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북.미 고위급 회담의 타결에 따라 향후 대북 경협사업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재계는 북미관계의 진전으로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할 경우
북한의 대외 개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북한은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자본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우리나라 기업의 대북 진출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게 재계의
전망이다.

지금까지 북한 시장을 겨냥해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물밑 접촉이 심심찮게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경제 제재가 풀리면 미국 기업들도 북한 시장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으로서는 북한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이 북한을 동북아 시장의 생산 기지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관련, 재계가 기대를 거는 대목은 북한시장이 폐쇄적이면서 돌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유럽 및 미국계 기업들이 북한과의 교역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 기업을 합작 파트너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북한과 교역 경험이 많은 종합상사들은 북한진출을 노리는 외국
기업과 합작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경제제제 해제는 외국과의 교역 경험이 비교적 적고 정치적 변수가 많은
북한 시장이 세계적 기준에 맞춰 개방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북한에 공단을 조성할 계획인 현대도 경제제재 해제가 이뤄지면 공단 조성
사업 등 대북 사업이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들은 북한과 미국이 구체적인 문제까지 합의하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며 더군다나 북한이 급속한 대외개방을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태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도 보였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