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베이"는 지난 95년 9월 세워진 세계 최초의 인터넷 경매업체.

물건을 놓고 인터넷에 접속한 네티즌들이 한꺼번에 가격을 흥청케 함으로써
비싸게 팔고, 싸게 살 수 있도록 한다는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이 아이디어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가입회원만 2백10만여명.

지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e베이사이트에서는 2천4백여종의 상품을 놓고 하루 1백80만건의 경매가
이뤄지며 이중 80만건의 거래가 성사된다.

지난 96년 11월의 하루평균 거래건수 1천5백건에 비하면 무려 5만3천3백33%
나 늘어난 것이다.

고객은 e베이사이트에 들어와 마우스 클릭 몇번으로 간단히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

마치 주식을 거래하듯 판매자는 되도록 비싸게 팔려하고, 구매자는 보다
싸게 사려는 "윈-윈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도 e베이에 대한 수요자들의
흥미를 배가시켰다.

거래가 이뤄지면 물건값을 송금하고 물건을 배달하는 일은 당사자끼리 서로
처리한다.

홈페이지 문을 연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희귀한 상품을 들고
경매장으로 몰려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베이 경매장에 들어가면 나폴레옹의 모자 깃털에서부터 19세기 러시아
우표, 존 스타인벡 사인 등 백화점이나 일반시장에선 볼 수 없는 물건들이
무궁무진하다.

e베이가 하는 것이라곤 사이트를 관리하며 판매가격의 1.25~5%를 수수료로
챙기는 것 뿐이다.

직원이라고 해봤자 80명도 채 안된다.

작년 9월 나스닥에 등록됐으며 인터넷 관련주식의 열풍을 몰고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지난달말 현재 주가는 1백58달러.

지난 3월2일 3대 1의 비율로 액면분할된 것을 감안하면 상장된지 1년도 안돼
26배나 급등한 것이다.

e베이는 작년 회기(98년4월~99년3월말)에 총 3천6백만달러어치의 영업이익과
5백90만달러의 세전수익을 올렸다.

인터넷 경매라는 새로운 사업분야에서 e베이가 큰 성공을 거두자 후발업체
들도 속속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소더비를 비롯한 재래식 경매업체들 까지 e베이의 급성장에 위기감을 느끼고
줄줄이 인터넷 경매 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인터넷 검색엔진 야후(yahoo.com)와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MSN)를 비롯한
대표적인 포털(인터넷의 바다로 나가는 문) 사이트들도 e베이를 모방했다.

리스펀드 닷 컴(respond.com)처럼 e베이의 아이디어를 뒤집은 역발상에서
출발한 인터넷 경매 업체도 생겼다.

e베이가 팔 사람이 물건 목록을 인터넷에 올리는 "공급자 중심"이라면
리스판드 닷 컴은 사고 싶은 물건을 올리는 "수요자 중심"이다.

그러나 후발 주자들이 e베이를 따라 잡기는 현재로선 역부족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e베이의 지명도가 워낙 높은데다 인기를 지키기 위해 이 회사가 엄청난 돈을
투자하며 마케팅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