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금융시장은 실로 오랜만에 "일본경제의 신드롬"이 재현된 한
주였다.

실물경제는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엔화표시 금융자산은
최고의 투자수단으로 부각됐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는 주말 들어 1백8엔대의 초강세 국면으로 반전됐고
유로화 가치는 엔화 매입을 위한 유로화 매도로 1.03달러대로 급락했다.

국제금리는 회사채 발행부담이 높아진 미국금리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보합세가 유지됐다.

아무래도 이번주 국제금융시장의 최대관심사는 엔고 저지를 위해 과연
미.일 양국이 시장개입에 나설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로서는 엔고 저지를 위한 양국간의 협조개입
가능성은 지극히 낮은 상황이다.

갈수록 무역적자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미국은 오히려 달러화 약세를
용인해야 될 입장이다.

일본도 엔고에 따른 디플레 효과가 우려되나 외자유입시 주가상승에 따라
민간소비가 촉진되는 순기능도 만만치 않아 시장개입에는 소극적이다.

또하나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은 최근 들어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됨에
따라 금리체계(interest system)가 흐트러지고 있는 점이다.

앞으로 Y2K 문제 등을 감안하면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왜곡된 금리체계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단기자금화와
세계경제의 거품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 밖에 이번주에는 분기결산을 앞둔 유럽기업들의 환위험 헤지를 위한
유로화 매도/달러화 매입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주 엔화 가치는 중심선(pivot value)이 1백8엔~1백9엔대로 한
단계 높아지고 유로화 가치는 1.03~1.04달러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다.

국제금리는 대체로 미국은 6.0%, 일본은 1.8%, 독일은 5.0%대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에 예정된 국제행사로는 오늘까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APEC
정상회담이 열린다.

동시에 오늘은 최근에 크게 하락한 유로화 가치의 회복여부를 결정할
2.4분기 유로랜드의 경제성장률도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15일 파리에서는 제2차 금융안정포럼(FSF)가 열린다.

이달말 제54차 IMF.IBRD 연차총회를 앞두고 거행되는 이번 포럼에서는
"국제금융질서의 재편문제와 과다채무빈국(HIPC)의 외채탕감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17일 워싱턴 Y2K 컨벤션에서 예정된 그린스펀 의장의 기조연설도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와 관련하여 관심이 되는 행사이다.

한편 당초 전망대로 1천1백90원 초반대에서 움직였던 원화 가치는 이번주에
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 강세, 추석자금수요를 겨냥한 기업들의 보유외화 출회 등의 강세요인이
있으나 정부의 환율안정 의지, 시중은행의 외채조기상환에 따른 약세요인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주말에는 정부가 또다시 순채권국 홍보에 나섰다.

순외채가 꾸준히 줄어들어 우리나라가 빠르면 이달중이나 다음달에는
순채권국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얘기이다.

외국채권은행들의 관심은 원금(총외채)과 이자를 제대로 받아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오히려 최근 들어 단기외채를 중심으로 총외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걱정이 된다.

외국채권은행들이 전혀 관심에도 없는 순채권국이 된다고 해서 자위하다간
나중에 고개를 들지 못할 때가 있음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전문위원 sc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