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업공사와 대동은행 파산관재인이 4백여억원짜리 건물을 놓고 법정소송을
진행중이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중동 1백79번지에 있는 구 대동은행 본점 건물이 분쟁
대상이다.

대동은행 파산재단은 성업공사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행위 부인 소송을
대구지방법원에 제기할 방침이다.

과거 성업공사에 본점건물을 매각했던 것을 무효로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
이다.

대리인으로는 이선우 변호사를 선임했다.

지난해 9월 대동은행의 관리인은 이 건물을 1백24억원을 받고 성업공사에
매각했다.

파산재단측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이라며 "이 거래로 채권자들
의 이익이 크게 침해당했으므로 파산법 상의 부인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행 파산법 64조에서는 "파산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한 행위에
대해서는 파산관재인이 부인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파산재단은 "1백24억원은 건물 연면적의 23%를 임차해 쓰고 있는 한국은행
대구지점의 임대보증금 2백억원에도 훨씬 못미치는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업공사가 이 건물을 공매에 부친 가격(예정가격)이 5백4억원이었다는
것도 당시 매매거래가 부당한 것이었음을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성업공사는 파산재단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굳히고 최근
김모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등 법정싸움을 준비중이다.

성업공사는 "작년엔 부동산경기가 극도로 침체돼 있었고 회복기미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당시로선 1백24억원이 적정가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성업공사는 가격을 산정할 때 <>최근 3년간 성업공사 비업무용부동산의
매각률(감정가대비 낙찰률.57.3%) <>다시 매각하는 데 걸리는 기간(2년)동안
의 건물관리비와 금융비용 <>부동산가격 하락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대동은행 본점을 매입할 당시 경기은행 본점의 경우
외국인들이 1백억원에도 사가지 않았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대동은행 본점은 성업공사에서 골칫거리로 생각했을 정도로 후하게 가격을
매겼던 건물"이라고 강조했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