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경제위기 재발을 막고 회원국간 빈.부 격차를 줄이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서울포럼"을 내년 서울에서 열 것을 제의, 채택됐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오클랜드 박물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경제위기
의 교훈과 향후 정책과제"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APEC의 새로운
번영과 화합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서울포럼"을 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따라 내년 3월 관련 국제기구와 공동으로 이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김 대통령은 또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인한 부당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금융체제의 개선을 주장했다.

이에 APEC 재무각료회의에서 단기자본이동에 대한 국제금융기준을 마련해
내년 APEC 정상회의에 보고토록 했다.

이와 함께 회원국 사이의 경제.사회적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전자교육
과학기술이전 직업훈련을 통한 인적자원 개발 등의 분야에서 회원국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APEC이 새로운 국제규범을 정립하는데 앞장서 WTO(국제무역
기구) 뉴라운드에도 적극 참여해야 하며 EU(유럽연합)와 같은 다른 지역경제
블럭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한국 경제위기의 근원은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등 구조적
문제였으며 개방화와 자율화를 촉진해 위기를 빨리 이겨낼 수 있었다"며
"중산층과 서민에게 경제회복에 따른 성과를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지속적인 개혁을 분명히 했다.

APEC 정상회의는 이날 오전.오후 두차례의 회의를 통해 "경제위기의 교훈
및 향후 경제정책 과제" 등 세가지 의제를 논의한데 이어 APEC 정상선언문을
채택한뒤 폐막됐다.

APEC 정상들은 정상선언문에서 "회원국들의 경제상황과 전망이 개선됐음을
환영하면서 낙관하지 않고 개혁을 위한 모멘텀(동력)을 계속 유지하고, 보호
주의를 거부하며, WTO내에서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의 출범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APEC 정상회담이 끝난뒤 쉬플리 뉴질랜드 총리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 뉴질랜드 국빈방문일정을 시작했으며 14일 오후 수행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APEC 정상회의 성과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 오클랜드(뉴질랜드)=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