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3일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APEC 회원국의
공동번영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 한국을 여론주도국으로 자리메김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김 대통령은 경제위기극복의 경험을 소개하고 APEC 차원에서 경제위기
재발방지 방안을 협의할 것을 주장해 대외신인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APEC의 공동번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내년에 한국에서 "서울포럼"을 열것을 제의해 참가국 정상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김 대통령은 "서울포럼"을 통해 <>회원국들의 경제위기 재발방지 방안
<>역내 회원국간 경제적.사회적 불균형 해소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대통령의 이러한 제의는 회의를 마친뒤 채택된 정상선언문에서 "회원국
간 정책대화를 확대한다"고 반영되었다.

각료 공동성명서에는 ""서울포럼"을 2000년 주최키로한 한국의 계획을
환영한다"며 적극 지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은 APEC 창립 10년째를 맞아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향후 진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좋은 반응을 받았다"고 전했다.

APEC은 그동안 일부 회원국으로부터 "무용론"까지 제기될 정도로 기능과
역할이 미미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러한 가운데 김 대통령이 APEC 회원국 간의 경제적 격차를 줄여 공동번영
을 추구하자고 제의해 APEC의 새로운 활로를 찾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한국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중간에 서서 중재자로서의 위상을 자임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관련, "김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APEC의 번영과
화합이라는 김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를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경제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회원국간의 협력을 강조한 대목은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로 인한 위안화 절하 가능성 <>미국경제의 성장세 둔화
<>일본경제의 지속성장 여부 등이 역내 경제안정의 큰 변수가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김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수 있었던 것도
한국의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데 힘입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금융 기업 노동 공공부문 등 4대개혁의
성과를 설명하고 경제위기에서 얻은 교훈을 소개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실천 <>개방화와
자율화 촉진 <>중산층과 서민에 대한 경제성과 배분이 필요하다는 국정철학도
강조해 회원국 정상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려 애썼다.

김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산적 복지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해
"국민의 정부"의 정체성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APEC이 새로운 국제규범을 정립하는데 앞장서 WTO(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
에도 적극 참여할 것을 주장해 APEC과 WTO가 상호 상승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도 기여했다.

김 대통령은 또 APEC의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 여성과 청소년의 참여를
확대할 것을 주장해 한국이 "여성참여확대 Framework"의 간사국으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게 됐다.

한국은 이와함께 APEC내에 설치될 "지식기반산업 작업반"과 "투자전문가
그룹"의 의장직을 맡아 이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 오클랜드(뉴질랜드)=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