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탐사는 지하자원을 찾는 일 뿐만 아니라 유적탐사 재해예방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술입니다"

한국자원연구소 이상규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물리탐사 분야의 최고 전문가
로 꼽힌다.

이 박사는 CSAMT, LOTEM 등 심부 물리탐사법을 이용해 지하 깊숙이 존재
하는 물질을 찾아내 왔다.

그가 주로 찾았던 것은 지하자원.

땅속에 있는 지하자원의 위치와 규모를 측정해 내는 일이었다.

지난 95년에는 태백산 광화대에서 지하 7백m에 있는 잠두광채를 찾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 기술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분야에 적용해
물리탐사의 영역을 확장시킨 장본인이다.

국내 고고학계와 함께 유적발굴에 나서기도 했고 대구 가스폭발 사고후에는
땅속에 묻혀 있는 가스관을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

지난 86년에는 조선시대때 왜구가 포항근처 대종천에 빠뜨렸다는 범종을
탐사하는데 이용할수 있는 기술도 개발해 유럽학회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심지어 쓰레기 더미속에서 침출수의 흐름을 잡아내기도 했다.

그는 이같은 왕성한 활동으로 매년 3편의 논문과 4편의 학술논문을 발표
하고 있다.

그가 이용하는 물리탐사법은 CSAMT, LOTEM이라고 부르는 첨단 기법.

이 기법은 교류전류를 땅에다 흘려 줄때 생기는 전자파에 대한 땅속의
반응을 측정해 그 물성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이 박사는 "물리탐사법을 적절히 응용하면 그것이 땅속에 있든 물속에
있든 주변에 있는 것과 물성이 다르다면 찾아낼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물리탐사법을 적용하면 땅속 2~3km 심부에 있는 물질도 찾아낼수 있다.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최근 이 박사는 해수침투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할수 있는 물리검층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해수침투는 우리나라 연안지역 1km 내의 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과거에는 시추공을 뚫어 물을 채취한 후 해수침투 여부를 검사했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시추공을 뚫은 지역 외에는 해수
침투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 박사는 시추공없이 해수침투의 상황을 파악해 이를 이미지로
볼수 있는 참조채널유도분극탐사법이라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

정부도 해수침투의 심각성을 인식해 지난 98년부터 "자연재해 방재기술
개발사업단"을 구성, 중점국가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이 박사는 이 사업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이 박사는 "물리탐사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어느 분야 못지않게
첨단과학이 필요한 분야"라며 "인접학문간 교류가 활성화돼야 탐사기법도
발전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4일자 ).